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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반기문 장관과 한국경제
입력2006-09-19 16:48:37
수정
2006.09.19 16:48:37
서정명 기자
[특파원 칼럼] 반기문 장관과 한국경제
서정명 vicsjm@sed.co.kr
차기 유엔 사무총장을 향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발걸음이 가볍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열린 2차 예비투표(Straw Poll)에서도 전체 15표 가운데 14표의 찬성표를 얻어 1차 투표에 이어 1위 자리를 고수했다. 당초 4명이었던 총장후보가 5명으로 늘어났고, 여기저기서 후보출마를 고려하는 인물들이 속속 등장하는 힘든 상황에서 반 장관은 오히려 지난번보다 찬성표를 2표나 더 얻었다. 1개 반대표만 없었다면 찬성 몰표를 얻을 뻔 했다.
유엔에서는 반 장관이 두번 내리 연속 1위를 차지한 만큼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사무총장 레이스에서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것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유엔의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2차 투표에서 반 장관에 반대표를 던진 국가는 상임이사국이 아닌 비상임이사국일 가능성이 높다. 5개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상태에서 최소 9개국의 지지를 받아낸 만큼 반 장관의 당선 가능성은 아주 밝은 편이다.
반 장관이 이처럼 유엔 회원국들의 일관된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은 철저한 자기 세일즈와 PR, 유엔한국대표부의 체계화된 노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반 장관은 미국 정치와 경제 거물들이 회원으로 있는 전미외교협회(CFR) 및 아시아소사이어티 등을 수시로 찾아 자신의 비전과 UN 개혁프로그램에 대한 소신을 피력하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번 주에도 뉴욕을 방문해 UN 대표들과 미국의 여론 지도층을 만난다. 유엔한국대표부 최영진 대사와 직원들도 기회 있을 때마다 유엔 상임 및 비상임 이사국 대사들을 찾아다니며 반 장관의 인물됨을 선전하고 사무총장으로서 손색없음을 강조한다. 이러한 홍보와 PR이 반장관에 대한 지지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뉴욕에서 한국의 국제정치 행보는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경제관련 설명회와 활동은 뜸하기 짝이 없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한국경제 성장을 앞세워 정부 경제기관과 대기업들이 한달에 한번 가량 뉴욕에서 월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졌지만 올들어서는 거의 없는 상태다. 해외 IR에 손을 놓고 있는 형국이다.
월가에서는 한국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한국경제의 내년 성장률이 겨우 4%를 넘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감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서도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어렵다고 얼굴을 가리고 몸을 숨길 것이 아니라 반 장관처럼 경제기관과 대기업들도 월가를 대상으로 자기 PR과 세일즈에 다시 나서야 한다.
입력시간 : 2006/09/1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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