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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생애주기에 맞는 펀드 투자

한국의 펀드 종류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많다. 이는 한국 펀드시장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국내 투자가들의 변덕스러움과 조급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펀드는 일반적으로 시장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최소한 5년 이상의 긴 호흡을 가지고 그 성과를 기대하는 장기 투자상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에 투자 성과를 기대하는 우리나라 투자가들의 욕구를 적극 수용하다 보니 신 상품이 계속 나오게 됐다. 문제는 신상품을 찬찬히 뜯어보면 우후죽순으로 등장하는 새로운 투자 대상이 다를 뿐 투자 구조는 비슷하다는 데 있다. 이에 따라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새로운 상품이 나올 때마다 투자 대상을 자주 변경하기보다는 투자 방식을 좀 더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투자방식을 다양화하는데 있어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는 투자 목적과 기간에 따라 투자 비율을 조정하는 것이다. 이를 가장 잘 반영한 투자 방식으로는 포트폴리오를 이용한 생애 주기(life cycle) 투자 방식을 꼽을 수 있다. 생애 주기 투자 방식이란 입학ㆍ결혼ㆍ주택마련ㆍ자녀출산ㆍ노후자금마련 등 자신의 연령에 따라 발생 가능한 자금사용을 예상하고 이에 맞게 적립 금액과 자금 회수기간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한 개의 펀드 내에서 생애주기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조절할 수도 있고 여러 펀드를 이용해서 조절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나이가 젊거나 당장 목돈 필요가능성이 낮을수록 주식 펀드의 투자 비중을 늘리고 연령이 많거나 당장 목돈 필요가능성이 높을수록 보수적인 채권 투자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생애주기 투자방식은 대부분의 투자자가 상식적으로 이해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접근 방법을 제시하는 국내 금융기관은 아직 드물다. 일부 운용사가 라이프 사이클 펀드라는 이름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나 아직은 주요 상품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펀드가 장기 투자 대상으로 자리 잡아갈수록 이러한 라이프 사이클 펀드는 고객들로부터 더욱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유명 해외 운용사의 대표 상품들이 20년~30년을 유지해온 상품이란 사실을 볼 때 펀드 장기 투자야 말로 올바른 투자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장기투자와 함께 펀드를 선정한 후 생애 목적에 따라 적절히 보유 비중을 조절할 줄 아는 지혜로움도 투자성과를 높이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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