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역 일대 20만㎡에 호텔과 컨벤션, 그리고 대형쇼핑몰을 유치해 제2의 '영등포 타임스퀘어'로 개발할 계획입니다."
김우영(45·사진) 은평구청장은 1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색역과 바로 붙어 있는 상암 DMC는 거대 미디어 산업단지로 발전하고 있지만 문화·관광 시설이 부족한 상태"라며 이같이 밝혔다.
수색역과 상암DMC는 철길 하나를 사이에 둘 정도로 지척이다. 그런데 상암DMC 안에는 는 젊은 층이 즐길 수 있는 영화관이나 쇼핑몰 등이 태부족이다.
하지만 수색역에 쇼핑몰이나 호텔 등을 유치해 타임스퀘어처럼 개발하면 자연스럽게 상암DMC의 젊은 유동층을 유치해 유동인구가 넘쳐 나는 명소로 만들 수 있다는 게 김 구청장의 계산이다. 그는 "상암DMC는 마포구에 있지만, 상암DMC를 다녀가는 인구는 수색(역)에서 돈을 쓰도록 만들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어떻게 보면 뻐꾸기가 자신의 알을 다른 둥지에 넣어 놓고 대리부화를 시키는 것처럼 마포구 입장에서는 얄밉게 보일 수 있지만, 이 같은 틈새를 읽고 재빨리 개발을 추진하는 것을 보면 은평구민들이 추진력 만큼은 알아주는 구청장을 뽑았다는 사실에 토를 달기는 어려워 보인다. 실제 김 구청장은 지난 해 박원순 시장을 직접 찾아가 수색역 개발 계획안을 설명하며 '제2의 타임스퀘어'로 개발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는 후문이다.
김 구청장은 한반도 통일을 염두해 두면 은평구가 교통의 요지로 잠재적인 개발수요도 많아질 것이라고도 했다.
녹번동 국립보건연구원 부지(11만㎡)에 설립될 예정인 서울혁신파크는 김 구청장이 수색역 일대와 구파발의 첨단의료단지와 함께 은평 개발의 3대 축으로 꼽고 있는 사업이다. 서울혁신파크에는 2018년까지 청소년이 직업 체험을 할 수 있는 직업체험센터, 서울의 근현대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서울기록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40여개 대학과 산학연계를 맺고 있는 벤처들도 단계적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김 구청장은 "서울혁신파크가 완성되고 나면 상주인원만 2,300명, 방문객은 연간 2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돼 지역 경제에 엄청난 파급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 구청장이 한가지 아쉬워 하는 것은 자치구가 여전히 서울시의 하부단위로 인식돼 구청장들의 권한이 상당히 제약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현장은 현장책임자가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사실에 입각해 구청장에 권한을 대폭 위임해 줬으면 좋겠다"며 서울시와 협치를 더 잘 하기 위해서라도 구청장 권한이 지금보다는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치구들이 떠안고 있는 복지예산 부담도 덜어 줬으면 하는 게 김 구청장의 솔직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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