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5일 인터넷판에서 스모그가 이미 중국의 토지 4분의 1을 담요처럼 뒤덮으며 빛을 차단해 농업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과학자들의 우려를 전했다.
허둥셴 중국농업대학 수리토목공정학원 부교수는 베이징에서 지난 몇 달간 스모그가 식물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실험한 결과 식물의 생존에 필요한 광합성이 급격하게 둔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험 결과 고추와 토마토는 실험실의 인공조명 아래서 씨를 뿌린 뒤 완전한 묘목으로 자라는데 보통 20일 정도가 소요되지만 베이징 창핑(昌平)구에 있는 온실에서는 싹이 나는데 두 달 이상이 걸렸다. 스모그로 온실 속 식물이 받는 빛의 양이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발생한 결과다.
허 교수는 스모그로 농가의 많은 묘목이 부실해지고 병들었다고 지적하고 묘목의 질이 떨어지면서 올해 중국의 농업 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특히 스모그가 낀 날이 계속되고 늘어나면 중국의 식량 공급은 마치 ‘핵겨울(핵전쟁 후 나타날 것으로 여겨지는 추위)과 유사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농가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허 교수는 “최근 몇 달간 갑자기 많은 농업회사 대표들이 광합성 관련 학술회의에 나타나 절박하게 해결책을 찾았다”라고 전하면서 “외국에서 온 동료학자들이 자신의 나라에서 본 적이 없는 현상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한 종묘회사 판매 담당자도 농작물들이 병들고 성장이 늦어지는 등 농가들이 스모그로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스모그의 영향이 뚜렷하고 심각해 농부에서 판매원까지 회사의 모든 사람이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회사들은 전기를 많이 먹는 값비싼 인공조명을 설치하고 성장 자극 호르몬을 사용하는 등 대응조치에 나서고 있다.
멍지화 중국과학원 원격탐지·디지털지구 연구소 부교수는 현재 기술로 스모그가 농작물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80%까지 정확하게 추산할 수 있다면서도 연구 결과의 민감성 때문에 당국이 결과를 공개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멍 교수는 “일부 정부 관리들은 스모그와 농업 생산을 연계시키면 공포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 같다”라면서 “그러나 중국 토양에 도달하는 햇빛이 최근 몇 년간 급격하게 줄어든 점은 부인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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