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각 등엔 평상시보다 관광객 크게 줄어
연평도 어민 "조업 장기간 통제될라" 걱정
회사원 윤명석(40)씨는 “가뜩이나 경제도 좋지 않은데 북한이 로켓을 발사해 우리나라에 큰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북한이 이렇게 무리한 행동으로 국제사회의 불안을 가중시켜야 했는지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북한이 주변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로켓 발사를 강행한 것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정부가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차분하고 신중한 자세로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회사원 김일선(36)씨는 “북한이 로켓을 쏜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현명한 판단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정부를 포함해 미국이나 일본 등 국제사회도 이 문제에 신중히 대처해 하루빨리 긴장을 완화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들도 이념 성향에 따라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보수 성향의 단체들은 일제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도발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비난성명을 내놓았다. 변철환 뉴라이트전국연합 대변인은 “이번 로켓 발사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적인 행동을 한 것이며 이는 유엔과 6자 회담에서 제재해야 할 사항”이라며 “우리 정부도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중단하고 앞으로 모든 인도적 지원은 유엔과 6자 회담을 통해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영재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미군문제 팀장은 “이번 로켓 발사에 제재를 가할 경우 한반도 평화가 오히려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에 관련 국가들의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진각과 오두산통일전망대 등 안보 관광지에는 이날 북한의 로켓 발사 때문인지 외국인과 실향민들의 모습만 눈에 띌 뿐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임진각은 휴일이면 1,000여대 규모의 주차장이 가득 찼으나 이날은 북한 로켓 발사로 300여대 수준으로 텅 비었다. 임진각관광안내소의 양원수(50)씨는 “북한의 로켓 발사 때문인지 평소 휴일보다 관광객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며 “도라산전망대ㆍ제3땅굴 등과 연계한 비무장지대(DMZ) 투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느냐는 문의 전화가 많았다”고 말했다. 고향이 평양이라는 실향민 김용만(76ㆍ서울)씨는 “6ㆍ25 때 혼자 남쪽으로 내려와 북에 있는 형제들의 생사조차 모른다”며 “북한 로켓 발사로 남북관계가 경색되겠지만 양측이 슬기롭게 이 문제를 해결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평도 어민들은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후 서해상에서 도발을 감행할 경우 조업이 장기간 통제돼 생계에 타격을 입지는 않을까 우려했다. 어민 김모(36)씨는 “해마다 5~6월이면 서해상에서 북한의 도발을 걱정해야 한다”면서 “올해는 4월 초에 로켓을 발사했으니 3개월 가까이 긴장 상황이 이어질 것 같아 벌써부터 걱정된다”고 말했다. 인터넷에서도 북한의 로켓 발사를 성토하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은 미사일이 아닌 인공위성이라면 큰 문제될 게 있겠느냐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주민들은 굶어 죽는데 막대한 비용을 들여 핵무기를 개발하고 로켓을 쏘는 것을 보면 할 말을 잃게 만든다”며 “앞으로 (우리 정부가) 절대 도와줄 필요가 없다”고 비난했다. 반면 다른 네티즌은 “이번에 쏜 것이 미사일이 아니고 자체 기술로 개발한 인공위성이라면 (같은 민족으로서) 오히려 축하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전국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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