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자(古山子) 김정호(金正浩ㆍ1804~1866?)는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를 완성하면서 왜 독도를 빼놓았던 것일까.' 지난 연말 10만원 신권 뒷면에 실으려다 목판본(원본)에 독도가 없다는 이유로 철회된 바 있는 대동여지도 전도를 볼 수 있는 '지도사랑 나라사랑 특별전'이 인사동 화봉갤러리 개관전으로 11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열린다. 대동여지도를 흔히 1장짜리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책 22권을 펼쳐 이어 붙인 것. 김정호는 지도를 제작하면서 조선을 남북 120리 간격으로 쪼개는 오늘날의 위도개념을 도입, 총 22개층으로 나눴고 각 층이 책 한 권을 이루고 있다. 책을 펼치면 동서 80리 간격으로 세부지형이 표시돼 있다. 책 하나는 A4용지보다 조금 작은 크기로 모두 펴 이어 붙이면 세로 약 6.7m, 가로 3.8m에 이르는 대형지도가 된다. 관련학계에 따르면 22책을 온전하게 갖춘 대동여지도는 국내에 20여점 정도만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시장 한가운데를 차지한 대동여지도 목판 채색본을 포함해 우리나라를 기록한 국내외 고ㆍ근대지도 138점도 선보인다. 대동여지도 처럼 18~19세기 조선에서 제작된 지도는 독도를 생략한 경우도 있으나 표시한 경우에는 우리 영토임이 명시돼 있다. 이는 일본이 제작한 것도 마찬가지. 독도가 우리 땅임을 분명히 밝힌 일본의 실학자 임자평(林子平)의 '삼국통람도설'에 수록된 지도들도 선보여 죽도(竹島)로 표기된 독도가 조선 영토이며 동해가 조선해라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지도는 출간 당시 에도정부로부터 판매금지를 당한 희귀본이다. 일본산 조선전도는 특히 1894년과 1904년에 제작된 것이 상당수를 차지해 이 무렵 일본이 조선 침략을 위한 군사적 의도로 지도를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지도들은 모두 고서수집가이자 화봉문고 대표인 여승구씨의 소장품들. 화봉갤러리는 그가 인사동 백상빌딩 지하(옛 모란갤러리)에 연 전시공간으로 앞으로 다양한 미술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02)737-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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