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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0여일 동안 4개 대회에서 3승'. 김효주(19·롯데)가 국내 여자골프에 '역대급' 태풍을 일으키고 있다. 올 시즌 반환점을 돌았을 뿐인데 신지애가 갖고 있던 한 시즌 최다 상금 7억6,500만원을 넘어서 버렸다.
김효주는 3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 골프장(파72·6,631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금융 클래식에서 6타 차의 압도적인 우승을 거뒀다. 우승 상금은 KLPGA 투어 대회 최다인 3억원. 첫날부터 최종 4라운드까지 선두를 지키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으로 시즌 3승째를 챙겼다. 아마추어 시절의 2승을 포함한 통산 승수는 5승. 2타 차의 불안한 리드로 출발한 김효주는 폭우 속에서도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이날 출전 선수 중 최소타인 3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5언더파. 1타를 잃어 최종 1오버파를 적은 단독 2위 이정민(비씨카드)을 6타 차로 멀찍이 따돌린 것이다.
김효주는 올 시즌 상금으로 7억7,000만원을 벌었다. 신지애가 2008년 기록한 KLPGA 투어 한 시즌 최다 상금 7억6,500만원을 13개 대회 출전 만에 경신한 것이다. 시즌이 끝나려면 아직 14개 대회나 더 남았다. 각 대회의 상금 규모가 6년 전보다 커지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김효주의 성적이 그만큼 꾸준했다는 뜻으로 풀이하는 게 맞다. 9개 대회에서 톱10에 들었고 20위 밖으로 밀린 대회는 21위로 마친 5월 E1채리티 오픈이 유일하다.
이날 2~4번홀 3연속 버디로 같은 조 이정민과의 격차를 5타로 벌린 김효주는 이정민이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적으면서 6타 차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최대 20㎝의 러프와 태풍의 영향으로 인한 강풍(3라운드), 폭우(4라운드)까지 겹친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은 '집단 멘붕'을 경험했지만 김효주는 멀쩡했다. 한 홀에서 7타를 잃는 선수도 있었지만 김효주는 '나홀로 언더파' 스코어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 시즌 신인왕에 오르고 최저타수상까지 탔지만 우승 없이 돌아섰던 김효주는 '2년차 징크스'를 비웃고 있다. 시즌을 앞두고 클럽과 볼을 모두 바꾸는 모험을 감행했음에도 부진은커녕 더 견고해진 스윙으로 트로피 수집을 계속하고 있다.
상금과 대상(MVP) 포인트에서 여유롭게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효주는 통산 상금에서도 최단기간 12억원 돌파 기록을 작성했다. 1년9개월29일 만에 12억3,400만원을 쌓아 2년6개월17일 만에 12억원을 넘어섰던 신지애의 기록을 크게 앞당겼다. 이제 남은 기록은 신지애가 2006년 기록한 평균타수 69.72타와 2007년 역시 신지애가 수립한 시즌 최다승(9승)이다. 김효주의 평균타수는 현재 70.06타(2위)다.
한편 이날 허윤경(SBI저축은행)은 12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 1,100만원 상당의 오메가 시계를 홀인원 부상으로 받았다. 깃대 앞에서 두 번 튄 공이 또르르 굴러가 홀 속으로 숨었다. 3오버파를 적은 그는 3위에 올랐다. 해외파 중에서는 '일본파' 안선주의 5오버파 공동 4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김인경(하나금융그룹)은 12오버파 공동 16위, 최나연(SK텔레콤)은 14오버파 공동 21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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