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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3월 주택시장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각종 신기록도 쏟아졌다.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건설사들도 10년여 만에 가장 많은 신규 분양물량을 공급했다.
여기에 사상 최악의 전세난과 월세 가속화, 그리고 1%대 금리 시대마저 겹치면서 전세의 매매수요 전환도 가파르게 급증했다. 전세의 매매수요 전환 덕에 실수요자 위주의 시장이 형성되면서 기존 주택시장과 신규 분양시장에서 이른바 '쌍끌이 장세'가 나타난 것이다.
◇쏟아진 신규분양, 경쟁률은 지난해 두 배 최고 185.5대1=올 1~3월 신규 분양물량은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 조사업체에 따르면 올 1·4분기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5만8,092가구로 전년의 3만6,355가구에 비해 59.8% 늘었다. 특히 3월 분양물량은 3만4,937가구로 전년 1·4분기의 전체 물량에 육박했다. 분기 기준으로도 2008년 이후 최고치인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분양물량이 늘어난 가운데 청약 경쟁률도 지난해 두 배 수준에 육박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7일까지 진행된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10.43대1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16대1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특히 서울 지역의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17.79대1까지 상승해 지난해(1.64대1)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인 곳은 창원시 성산구 가음동 일대에 들어서는 '창원가음꿈에그린'으로 117가구 모집에 2만1,703명이 청약이 참여해 185.5대1을 기록했다. 서울 지역에서는 '마곡13단지힐스테이트마스터'가 27.6대1로 가장 높았다. 다만 충청북도(0.76대 1), 대전(0.67대 1), 전라북도(0.22대 1)는 청약 미달현상이 나타나는 등 지역별 편차도 보이고 있다. 김 위원은 "시장에 대한 기대심리와 우려가 혼재하다 보니 좋은 상품, 좋은 지역에 대한 쏠림현상,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70% 넘은 아파트 전세가율=갈수록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아파트 전세가율도 계속해서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71.0%를 기록했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1998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연속 새 기록을 쓰고 있다.
전세가격도 상승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달 23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2년 전과 비교해 11.9% 올랐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15.3%나 올라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즉 서울에서 2년 전 2억원에 얻었던 전세를 현재 시점에서 재계약하려면 평균 3,000만여원이 더 필요한 상태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반복적으로 낮아진 것이 전세의 월세 전환을 자극, 전세 품귀현상과 전세가 상승을 부추겼다"면서도 "올해는 봄 이사철이 빨리 끝났기 때문에 2·4분기 동안은 상승률이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전세난 심화는 신규 분양시장과 기존 주택시장이 동시에 활기를 띠는 '쌍끌이 장세'를 연출했다. 올 1·4분기 아파트 거래량이 2만8,494건으로 2006년 실거래가신고제가 도입된 후 분기 기준으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수익형 부동산 부상, 법원경매는 과열=이런 가운데 올 1·4분기에는 오피스텔과 소형 아파트 등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를 끌었다.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월세수입이 가능한 상품에 수요가 몰린 것이다. 이렇다 보니 일부 지역의 경우 소형 아파트값이 중형 아파트값을 추월하는 사례 역시 부쩍 늘었다.
인기를 끌었던 법원경매시장은 위축되고 있다. 물건이 줄어들고 경쟁자가 늘면서 3월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이 90%를 넘어선 것이다. 이는 2007년 6월(92.7%)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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