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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CJ그룹, 누구를 위해 문화 만드나

"불법은 아니지만 비윤리적이다."

최근 CJ그룹이 보여주고 있는 행보에 대해 한 언론학자가 지적한 말이다.

CJ그룹은 자사가 소유한 케이블방송을 통해 '마스터 셰프 코리아'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식품ㆍ외식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인 CJ제일제당과 CJ푸드빌이 보도자료를 통해 이 프로그램에 사용된 제품, 출연인물을 영입한 사실을 각각 홍보하고 나섰다. CJ그룹 계열사들이 케이블방송과 함께 홍보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는 모양새다.

CJ의 이런 모습은 최근 일부 방송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이 방송을 통해 자신이 운영하는 쇼핑몰 등을 홍보한다는 의혹과 함께 네티즌들 사이에 벌어지는 논란과 오버랩된다. 방송을 홍보도구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CJ그룹의 모습이 과연 그들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다.



물론 CJ제일제당과 CJ푸드빌이 협찬사로 참여한 이 프로그램에서 방송 관련 현행 규정을 어긴 내용은 없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간접광고 관련 심의규정에 따르면 방송 프로그램에서 협찬기업의 로고 노출, 제품 장점에 대한 설명이 없으면 제재 대상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계열사 방송프로그램에 사용된 제품과 출연 인물을 다른 계열사가 보도자료를 통해 홍보하는 것은 언론학자의 지적대로 불법은 아니더라도 비판 받을 소지는 충분하다. 이는 실상 CJ그룹이 케이블방송 채널을 계열사의 홍보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며 사회 공공의 이익을 위한 공공재로서 방송 본연의 목적을 왜곡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CJ그룹은 최근 광고를 통해 '문화를 만드는 기업'의 이미지를 알리고 있다. CJ그룹이 '슈퍼스타-K' 같은 참신한 형식의 케이블TV 프로그램들을 통해 새로운 문화 형성에 기여한 점은 분명히 인정한다. 다만 방송이라는 매체를 통해 그렇게 만들어진 문화가 CJ그룹만의 사적 이익을 위한 도구로 이용돼서는 안 될 것이다. 아무리 한 기업이 문화의 선봉장 역할을 한다손 치더라도 문화는 결코 한 기업만의 전유물일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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