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을 정확히 치려는 생각 때문에 몸이 굳어요. 빈 스윙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S금융그룹 부산은행 서울경제 여자오픈 개막을 이틀 앞둔 31일 연습 라운드를 마친 이미림(22ㆍ하나금융)은 빈 스윙 예찬론을 폈다. 대회장인 아시아드CC에서 선수들로부터 주말 골퍼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그들만의 연습 비결을 들을 수 있었다.
올해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이미림은 드라이버 샷 평균거리 7위, 아이언 샷 그린 적중률 6위 등 정상급의 볼 스트라이킹 능력을 갖춘 선수다. 이미림은 "지금은 볼을 많이 치기보다 좋은 느낌이 올 때까지만 집중해 연습하는 스타일이지만 예전의 빈 스윙 연습이 지금의 샷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볼 앞에 서면 잘 치려는 생각 때문에 어깨에 힘이 들어가 나쁜 습관만 몸에 배기 쉽다"면서 "클럽이나 연습용 스틱을 가지고 볼 없이 스윙을 많이 해서 몸에 자연스러운 동작이 기억되도록 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윤채영(25ㆍ한화)은 감각이 좋지 않을 때 가장 자신 있는 클럽으로 연습할 것을 조언했다. 유틸리티(하이브리드) 클럽을 들었을 때 자신감이 든다는 윤채영은 유틸리티 클럽은 아이언처럼 찍어 치지 말고 페어웨이우드처럼 쓸어 치는 게 좋다고 귀띔했다.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자 윤슬아(26)와 신예 배희경(20ㆍ호반건설)은 나란히 상상력을 강조했다. 연습장에서 막연하게 볼을 때리는 것은 효과가 없다는 말이다. 윤슬아는 실제 경기 때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볼을 치고, 배희경은 같은 지점을 향해 배희경A와 배희경B가 가까이 붙이기 게임을 하는 상상을 하면서 집중력을 높인다.
넵스마스터피스 우승자 양제윤(20ㆍLIG)은 라운드 전에 옆 경사가 확실하면서도 서너 발짝 떨어진 거리에서 퍼트 연습을 하면 실전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방향과 스피드 감각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
프로골퍼들은 연습과 더불어 몸 관리에도 크게 신경을 쓴다. 변현민은 "체력과 지구력이 집중력의 바탕"이라며 "얼마 전까지 필라테스를 했고 요즘에는 (경기도 하남시) 검단산 정상까지 자주 오른다"고 말했다. KLPGA 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거둔 정희원(21ㆍ핑)은 "푹 쉬는 게 가장 좋은 보약"이라면서도 "하지만 쉬더라도 퍼트 연습은 하루 2시간씩 꾸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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