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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식물공장을 수출하자


며칠 전 남극 세종과학기지에서 주방장으로 근무했던 대원으로부터 감사 전화를 받았다. 농촌진흥청장 재임시 보내준 컨테이너형 식물공장에서 재배한 신선한 채소를 먹게 돼 고맙다는 인사였다. 영하 55℃의 남극기지에서도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우리 기술농업의 성과다.

식물공장은 식물 재배 환경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농산물을 생산하는 시설로 일조량 부족 등 기상여건이 열악한 북유럽에서 개발됐다. 최근에는 기술발달로 지역과 기후에 관계없이 식물공장에서 농산물을 연중 생산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식물공장에서 생산되는 것은 농작물이지만 여기에는 재배기술은 물론 온ㆍ습도 조절, 환경제어, 발광다이오드(LED), 전자, 생명공학 등 최첨단 과학기술이 투입된다. 인구증가ㆍ도시화ㆍ기상이변 등으로 안전한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증대됨에 따라 식물공장 관련 연구가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고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으로 간주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 농식품은 77억달러의 수출실적을 이뤘고 올해는 100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출품목도 먹고 마시는 농식품뿐만 아니라 농자재, 기능성식품 등 농작물 관련 다양한 상품으로 확대해야 한다. 특히 고급 식물공장도 수출할 수 있다.

식품공장형 고층빌딩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수직형 식물농장(Vertical Farm)은 지난 1997년 미국 컬럼비아대 딕슨 데스포미어 교수가 최초로 발표했다. 당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최근 기상이변이 빈번하고 식품 안전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자 주목 받기 시작했다. 30층 규모에서 5만여명을 먹여 살리는 농작물 생산이 가능하다는 식물공장은 향후 새로운 고부가가치 먹거리 산업이 될 것이다.



고령화 시대의 도래로 도시민들의 귀농ㆍ귀촌 열풍이 높아지고 있고 귀농인구가 1만 가구를 넘어섰다. 또 지난해 일본 원전사태에서 보듯이 식품안전이 국가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 농업도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 땅 위에서 햇빛과 물, 공기를 이용해 곡물ㆍ채소ㆍ육류를 생산하는 것만이 농업은 아니다. 도심 한복판의 빌딩에서 최첨단 과학과 기술을 이용하는 고부가가치 생명산업이 될 수 있다. 머지않아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농업, 사무실에서 컴퓨터로 농사짓는 농업을 보게 될 것이다.

섬세하고 손재주가 많은 우리 국민이다. 첨단 농업기술을 융복합해 식물공장을 만들면 사막지대나 남ㆍ북극, 우주에도 보내어 농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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