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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대화의 기술

윤혜경 경제부 기자

[기자의 눈] 대화의 기술 윤혜경 경제부 기자 윤혜경 경제부 기자 현 정권 출범 초기 노무현 대통령이 크게 유행시킨 말이 있다. 바로 ‘맞습니다, 맞고요’다. 변호사 시절부터 달변가로 알려진 노 대통령이 토론 때마다 자주 사용하던 말이다. 상대방의 지적에 대해 ‘당신의 말이 맞다’고 일단 인정한 뒤 그 주장에 대한 맹점을 지적하고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데 요긴하게 쓰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현 정권에서 ‘맞습니다, 맞고요’의 목소리가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 같다. 오히려 비판적인 주장에 ‘아무것도 모르는 무식한 소리’ 내지는 ‘쓸데없는 소리’로 일축하는 경우가 많다는 느낌이다. 17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정책과제’를 논의하는 학술대회.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은 최근 참여정부에 가해지는 비판이 한달 전 ‘일본형 장기 불황, 남미형 경제침체, 제조업 공동화, 분배주의’ 등 네 가지에서 최근 ‘반시장주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국가경쟁력 약화’ 등 7가지로 불어났다며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위원장은 미리 배포된 자료를 통해 ‘최근 현 정권의 분배주의 등에 대한 비판은 너무나 현실과 동떨어져 논평할 가치조차 느끼지 않는다’ ‘이러한 사람들은 비정하거나 무지하거나 혹은 둘 다일 것이다’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김광두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자신과 다른 주장을 한다고 해서 이처럼 몰아붙이는 것은 너무 가벼운 대응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최근 한 금융통화위원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고 있는 여러 가지 혼란의 원인으로 ‘대화 기술의 부재’를 꼽았다. 대화를 할 때 ‘당신이 틀렸다’로 시작하기에 말이 통하지 않는 다는 것. 현 정부가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언론이나 학자의 비판은 어쩌면 ‘본령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비판이 나오게 된 원인을 살펴보고 정책에 참고하는 ‘진중한’ 태도가 아쉽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도 갚는다는데 되려 천냥 빚을 떠안을 판이다. light@sed.co.kr 입력시간 : 2004-09-1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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