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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탄에 잠긴 가나무역 직원들

시신 조기 송환 노력… 현지 한국인 16명 조기 철수

애타게 생환을 기다리던 김선일씨가 끝내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자 가나무역 직원들은 비탄 속에 눈물을 흘리며, 김씨를 애도했다. 가나무역 사장 김천호 씨는 23일 밤 10시30분께(현지시간) 바그다드 시내의 미군 영안실에서 김 씨의 시신을 확인한 뒤 대사관으로 돌아와 충격과 허탈함 속에 말문을 잇지못했다. 김사장은 "고인의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할 따름"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김 사장은 임홍재 대사로 부터 "우선 고인의 시신을 정중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본국으로 모시도록 하자"는 당부의 말을 듣고 "잘 알겠다"고 대답했다. 김 사장과 동행한 가나무역의 한국인 직원들도 대사관 뜰의 외진곳에서 눈물을감추지 못하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 사장은 일단 고인의 시신을 본국으로 조기에 송환하도록 최선을 다하는 한편 현지에 나와있는 한국인 직원 16명도 조기에 철수시키고, 이라크내 사업도 당분간 중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그동안 중동과 아프간 및 북부 아프리카 등지에서 대형 군납 사업을 전개해온 형님의 사업을 도와오다 이라크전이 발발하자 이라크에서 독자적으로 군납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업체 명칭인 '가나'도 예수가 물을 포도주로 만들어 첫번째 기적을 행한 가나 혼인잔치의 유례에서 따온 것이며, 사업이윤의 10%를 선교자금으로 기부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바그다드에 한국 음식점이 없어 양고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현지 음식이 입맛에 맞지않아 고생하는 일부 기자나 상사원들을 회사 식당으로 초대해 한국음식을 대접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이라크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군납사업을 전개해 왔으며, 이에 따라 미군들에게도 신뢰를 얻었지만 이 과정에서 별다른 사고가 없자 계속 사업을 추진하다 김씨의 참수라는 참변을 당한 것. 한편 참변을 당한 김선일씨는 아랍어와 영어에 능통하고 성격이 사교적이어서 현지 직원들과 서스럼없이 어울릴 정도였다. 기자가 가나무역을 방문, 몇차례 만날때마다 김씨는 뜨거운 햇빛아래서 물품을 나르면서도 미소를 잃지않고 현지인들에게 농담을 건네며 일을 지시하는 모습을 목격할수 있었다. 가나무역의 사업담당 매니저인 아니타양은 "미스터 김은 성격이 소탈하고, 아랍어도 잘해 이라크 직원들로 부터 많은 인기를 받았던 직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바그다드=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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