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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12년이 되면 스마트 TV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입니다.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되는 등 TV 시장은 또 한번 격변이 일어날 것입니다."
윤부근(57ㆍ사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최근 수원 디지털시티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TV가 가정의 중심을 넘어 미디어의 허브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특히 "스마트 TV 시대도 삼성이 주도해나갈 것"이라며 "당장 9월 초 독일에서 열리는 국제가전전시회(IFA)에서 '스마트 TV=삼성'이라는 등식을 더욱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삼성전자가 지금껏 준비해온 스마트 TV의 모든 것을 IFA 전시회를 통해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삼성 TV의 가장 큰 적은 "내부 자만심"이라고 서슴없이 말하며 긴장의 끊을 놓지 않고 글로벌 TV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윤 사장을 만나 TV 산업의 미래와 삼성전자의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IFA 전시회가 9월3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됩니다. 이번 전시회의 이슈는 무엇인지요.
▦이번 IFA는 3D TV와 스마트 TV 등 두 개 축에서 격전이 예상됩니다. 특히 지난 5월 구글 TV 소식이 전해진 후 그 실체가 IFA에서 공개될 예정이기 때문에 스마트 TV 이슈가 매우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번 IFA에서 삼성 TV는 어떤 점을 강조하실 건가요.
▦3D TV 분야에서는 3D 토털 솔루션을 통해 생생한 3D 경험을 전달하면서 한발 더 앞서가는 모습을 보여줄 것입니다. 신제품도 추가적으로 내놓을 것이고요. 스마트 TV의 앞선 기술력도 뽐낼 예정입니다. 삼성은 스마트 TV를 수년 전부터 준비해왔습니다. 이번 IFA에서는 그간의 성과를 총망라해 스마트 TV가 소비자들의 삶을 바꿔놓을 새로운 패러다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3D TV를 안경 없이 볼 수 있는 게 가능할까요. 해외 경쟁업체가 무 안경 TV를 출시했다고 하는데요.
▦안경 없는 3D TV는 이미 개발해놓았습니다. 문제는 해상도입니다. 안경 없는 3D TV는 공공장소에서는 가능하겠지만 가정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가정에서 편하게 이야기하면서 현재의 화질로 안경을 끼지 않고 3D TV를 보는 것은 현재의 기술로는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3D 안경기술이 더 발전하면서 내년에는 안경을 썼는지, 안 썼는지 모를 정도로 진일보할 것으로 보입니다.
-스마트 TV가 핫 이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TV 시대는 언제부터 본격화될까요.
▦2012년이 되면 스마트 TV 시대가 본격화될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은 TV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인 셈이지요. 스마트 TV가 되면 비즈니스 모델이 달라질 것입니다.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는 등 새로운 환경이 조성될 것입니다. 스마트 TV 부문을 앞으로 더 강화할 예정입니다. 당연히 세계 시장도 삼성이 주도해나갈 것이고요.
-앞으로 TV가 어느 단계까지 진화할까요. 또 TV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지요.
▦TV 진화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확실한 것은 TV가 가정의 중심을 넘어 미디어의 허브가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또 단지 보는 TV가 아니라 직접 문을 통해 들어가 가상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TV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TV를 통해 모든 게 다 되는 시대가 열리기 때문에 앞으로는 TV라고 부르는 게 어색할 것입니다. TV가 아닌 새로운 이름이 나와야겠지요. 수요는 대체 수요와 차세대 TV 출시 등으로 계속 있을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또 한번 TV붐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마트 TV나 3D TV 등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요.
▦스마트 TV가 활성화되려면 인터넷 망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돼야 합니다. 누구든지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지요. 3D TV에서는 콘텐츠와 인력확충이 필요합니다. 3D 촬영기술을 갖춘 업체와 콘텐츠 개발업체들이 많이 생겨나야 한다는 뜻입니다.
-3D TV의 핵심이 콘텐츠라고 하셨는데요. 삼성전자가 콘텐츠 시장에 직접 진출할 계획은 없나요,
▦현재까지는 (콘텐츠 시장에) 직접 진출을 고려한 바 없습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최고의 3D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유수의 글로벌 해외업체들과의 제휴는 끊임없이 할 것입니다. 또 영화ㆍ스포츠 등 소비자가 경험하고 싶어하는 3D 콘텐츠 확보에도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3D와 스마트 TV의 뒤를 이어 삼성이 구상 중인 TV는 무엇인지요.
▦소비자의 요구사항이 미래의 디스플레이를 결정합니다. 그 요구사항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하지요. 삼성은 소비자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파악해 제품화하는 것이 관건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로벌 1등 삼성 TV의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인지요. 또 삼성이 1등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 지요.
▦제일 큰 적은 내부 자만심입니다. 사람이라는 게 1등을 하면 자만하고 위기의식이 떨어집니다. 임직원들에게 항상 위기의식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자만심을 극복하는 게 중요합니다. 1등의 비결은 기술 리더십인데요. 소비자가 느낄 수 있는 차별화된 포인트를 개발해 반영하는 장인정신이 기술 리더십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요즘 재계의 화두가 상생입니다. TV만 봐도 단가가 매년 하락하고 있어 원가압박이 심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TV 단가는 매년 25~30% 정도 하락한다고 보면 됩니다. 엄청난 원가압박을 받고 있는 거지요. 아마 이런 시장은 TV 외에는 거의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런 원가압박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고부가가치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 가격하락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협력업체에도 이를 통해 이익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지요. 아울러 공급망관리시스템(SCM)을 중심으로 한 상생협력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부품업체부터 유통사까지 모든 공급체인을 한 시스템으로 묶어 관리하고 있는 것이지요. 아직 모든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이 이 시스템과 연결된 것은 아니고 시범적으로 대형 유통과 대형 부품업체들로부터 통합해나가고 있습니다. 재고나 물류 등에서 가시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와 내년 TV 시장 전망은 어떤지요.
▦TV만 보면 올해는 괜찮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은 올해 4,500만대의 TV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3D TV는 200만대 이상 될 것입니다. 내년에도 (삼성 TV가) 주도해갈 겁니다. 지금부터 2012년 사이가 상당히 중요한 시기입니다. 계속 1위를 유지하고 (경쟁업체와의) 격차를 더 벌릴 계획입니다.
윤부근 사장은 '거안사위(居安思危).' 윤부근 사장이 마음속에 담아놓고 있는 고사성어다. '편안할 때에도 위태로운 일을 생각하라'는 뜻으로 그는 항상 위기의식을 가져야 새로운 일을 도모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그는 힘든 시기가 언제였냐는 질문에 "노력이 없다면 바로 1등의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 따라서 언제나 힘든 시기이며 위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형적인 현장 경영인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수시로 듣고 대부분 그 자리에서 결정할 정도로 판단이 빠르다. 사업적인 '감'과 추진력을 갖췄다는 것도 그의 장점이다. 그는 '거안사위'를 바탕으로 4가지 경영철학을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차별화와 원가경쟁력ㆍ스피드ㆍ오너십이 바로 그것. 이 가운데 그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주인의식이다. 그는 "임직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모든 일에 주인의식이 없다면 다른 세 가지 덕목을 모두 갖추더라도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장 자리에 오르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주인의식으로 열정을 가지고 일했고 이러한 점을 경영진이 좋게 보아 사장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장ㆍ단점에 대해서는 "장점은 별로 없다. 단점은 성격이 급하고 지는 것을 못 참는 것"이라며 "어떤 사업이든 절대 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언뜻 보기에는 엄한 경영진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그는 삼성전자 직원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하고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경영진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TV 분야 세계 1등을 이끌고 있는 업체의 사장으로 생각하기에는 초라한(?) 사무공간에서 직원들과 소통하며 한국 TV산업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울릉도에서 태어나 현지에서 고교 2년까지 다닌 '울릉도 섬 출신'인 윤 사장. 그는 성공 배경을 묻는 질문에 "마땅한 지연ㆍ학연도 없는 사람이 여기까지 왔다. 삼성에서 이런 기회를 준 게 자랑스럽다"며 겸손의 말을 건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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