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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방 GP근무기강 엉망 드러나

병사들끼리 탄약·수류탄 인수인계 <br>군 수사본부 "황 이병 잦은 질책 스트레스로 범행"

강원도 철원군 최전방초소(GP)의 수류탄 폭발사건을 계기로 GP 근무기강이 엉망진창이라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번 사고는 무엇보다 수류탄 관리와 수급절차 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발생했다. GP의 경계용 탄약 등은 경계병을 근무에 투입하고 철수할 때 GP장과 부GP장 입회하에 주고 받아야 하고 열쇠는 GP장과 부GP장이 따로 관리해야 하지만 사고 GP는 분대장(병사)에 의해 탄약 수급이 이뤄졌다. GP장과 부GP장은 또 교대로 잠을 자야 하지만 사고 당시 모두 취짐 중이었다. 이 때문에 야간 경계근무 뒤 탄약과 수류탄이 현장에서 다음번 근무자에게 인계되고 황 이병이 탄약고가 아닌 상황실 탄약상자에서 사고에 쓰인 수류탄을 손쉽게 훔칠 수 있었다. 비무장지대(DMZ) 내 60여개 GP에서 불철주야 경계근무에 고생하는 장병들도 많지만 GP 근무형태가 대체로 GP장과 부GP장의 자의적 판단에 좌우되기 때문에 돌발사고의 위험성은 상존해 있다. 사고 GP장(김모 소위)은 병사들의 피로 과중을 이유로 부GP장(김모 중사)의 건의에 따라 1개 초소만 운용, 경계근무 규정을 위반했다. 상급부대에서 GP에 하달한 근무명령서에는 3개 초소에 교대조를 포함해 8명이 근무토록 돼있다. 육군이 지난 2005년 경기도 연천군 530GP에 이어 두 번째 수류탄 투척사고가 난데 대해 작전기강과 작전대비태세 확립 차원에서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한 것도 해이한 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다. 육군은 사고 GP를 관할하는 6사단 조모 사단장(소장)과 이모 연대장(대령), 안모 대대장(중령)을 지휘책임을 물어 보직해임한데 이어 GP장과 부GP장을 명령위반죄로 구속했다. 한편 육군 수사본부는 사고 GP 내무반에서 수류탄으로 동료 부대원 5명에게 부상을 입힌 황모(20) 이병이 선임병들로부터 자주 질책을 받은데다 추운 날씨에 잦은 GP 밖 환경정리작업 등으로 스트레스가 쌓이자 현실도피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28일 발표했다. 수사본부는 황 이병이 수사과정에서 학력ㆍ가족상황 등 자신의 신상과 관련한 사항을 전혀 기억할 수 없다고 말해 정신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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