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의 에릭 슈미트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컴퓨터의 이사회에 입성했다. 이로써 정보기술(IT) 업계의 두 거물이 손을 잡고 반(反) 마이크로소프트(MS) 연합전선 구축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AP통신 2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에릭 슈미트가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쌓은 폭 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애플의 발전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사외 이사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에릭 슈미트는 "애플은 세계에서 놀랍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라며 "이사회에 참여해 애플을 더욱 발전시키는 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에릭 슈미트는 IT 업체인 노벨의 CEO 출신으로 2001년 구글에 합류해 구글을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로 키워낸 인물이다. 이번 슈미트의 애플 이사회 합류는 구글이 사업 영역을 전방위로 확대해나가면서 소프트웨어 분야로까지 진출을 선언해 MS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구글은 최근 MS의 상업용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을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배포해 MS를 무력화시키는 작업에 돌입했다. IT시장 분석업체인 어메리칸 테크놀로지 리서치(ATR)의 쇼우 우 분석가는 "애플이 구글 CEO를 이사로 선임한 것은 양사가 MS라는 공동의 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의 퇴진과 나스닥 퇴출 위기로까지 번졌던 스톡옵션 비리 스캔들에 휩싸였던 애플로서도 슈미트의 이사회 입성은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애플은 IT 업계의 거물을 이사로 영입해 스톡옵션 변칙 부여와 같은 비리를 사전에 막기 위한 내부 감시 및 견제 장치를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