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잠자는 시간조차 아깝다는 고3입니다. 그런데 요즘 수업시간에도 자율학습시간에도 자꾸 잡생각이 들어 도무지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어요. 하루 이틀 이러다 말겠지했는데 벌써 열흘이나 이 상태입니다. 어떻게 하면 집중력을 높일 수 있을까요? 좋은 방법 좀 알려주세요. (A고교 3학년 손지희양)
A. 공부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자꾸 집중력을 잃고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면 공부에 큰 방해가 될 수밖에 없죠. 그럴 때는 손을 움직이면서 공부하거나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등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무작정 공부를 하려고만 하면 금새 집중력을 잃고 지금 무엇을 공부하고 있는지도 잊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단기 목표를 세우는 것이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공부를 시작하면서 '앞으로 3시간 동안 공부해야지'라는 마음으로 공부하는 것보다 '3단원까지 공부하고 쉬어야지'라는 마음으로 공부를 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고 집중력을 유지하기 쉽기 때문이죠.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시험 범위에 해당하는 목차를 살펴보고 그 목차들을 3부분 정도로 나눈 뒤 '한 부분을 다 마쳤을 때 30분간 낮잠을 자겠다'는 식의 계획을 세운 후 공부를 시작해보세요.
그 다음에는 '지금 공부하는 부분이 어떤 개념을 나타내고 있지?'나 '이러한 개념은 왜 나오게 되었지?' 하는 식으로 큰 틀에서 공부하는 내용을 이해해보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큰 제목-작은 제목-세부 내용 이런 식으로 구조화 해가면서 공부를 하면 자신이 공부하고 있는 부분이 어디인지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집중도 더 잘되는데다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어 금상첨화죠.
공부를 할 때는 눈으로만 보지 말고 글을 읽는 동시에 읽고 있는 내용을 연습장에 쓰면서 공부해보세요. 집중력이 훨씬 높아져 암기도 더 잘할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읽고 쓰는 동시에 입으로 소리 내 말해보세요. 이렇게 하면 집중력을 더 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오감과 신체의 여러 기관을 이용해 공부하면 그 내용이 더 오랫동안, 그리고 더 정확하게 기억에 남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조금 귀찮더라도 공부할 때 연습장에 여러 번 써가면서 공부해보세요.
어떤 학생들은 친구와 함께 공부를 한다며 독서실에 가곤 합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할 때 누군가와 함께 공부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르는 것을 묻고 답하는 것은 제외겠지요. 친구와 같이 공부를 할 경우에는 처음에는 집중을 하더라도 결국 한두 마디씩이라도 친구와 이야기를 하게 되고 둘이 함께 집에 돌아와야 하니 공부를 하는 시간도 친구와 억지로 맞춰야 합니다. 이 때문에 저는 시험기간에 공부할 때는 혼자 집에서 스탠드를 제외한 방의 불을 모두 끈 채 최대한 조용하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곤 했습니다. 공부하는 데 방해가 되는 주변 상황을 칼같이 통제할 자신이 없다면 스스로 그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자신이 가장 집중이 잘되는 환경이 어떤 것인지 알아낸 다음 그 이외의 요소는 최대한 피하도록 하세요. 집중은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이니까요.
집중을 하면서 공부를 하면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데다 보다 빨리, 그리고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습니다. 효율적인 공부를 하면서 점점 공부에 흥미를 갖게 되고 마침내 성적도 자연스럽게 올라가고요. 이 모든 과정의 기초는 '공부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말씀 드린 다양한 방법들을 잘 활용해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도움말=손혜원 이화여대 경제학과 09학번(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 지식그루 멘토)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