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루 미국 재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을 만난 후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것은 소비자의 수요”라면서 “역량이 되는 국가에서는 내수를 진작하는 정책이 도움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유로존 침체 극복을 주도하는 독일이 긴축을 통한 재정 건전화에 지나치게 무게를 두면서 부양 정책에는 소홀하다는 기존의 미국 입장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반면 쇼이블레는 “유럽에서 아무도 재정 강화와 성장이 상충한다고 보지 않는다”며 “우리의 공통된 입장은 성장 친화적인 재정강화 또는 지속가능한 성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어려운 구조적인 결정을 내렸고 올바른 길에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두 장관은 미국과 독일이 경제 정책을 놓고 대립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고 되도록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는 등 수위조절을 했다.
루는 독일이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그밖에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모든 국가가 잠재적인 성장을 위한 각자의 목표치가 있다"고 말을 돌렸다. 쇼이블레 역시 미국이 재정 적자 감축에 대해서는 "우리는 유럽의 상황을 설명하기에도 충분히 할 일이 많다. 우리가 미국에 충고할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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