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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우리금융 민영화 못하는 속사정
입력2006-11-02 17:09:39
수정
2006.11.02 17:09:39
“생각 같으면 당장 팔아버렸으면 좋겠는데, 사정이 간단치 않아서….”(정부 관계자)
매년 국정감사의 단골 메뉴인 우리금융 민영화 문제가 올해도 예외 없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재경위 국감에서 “우리금융의 정부 지분 가운데 소수지분 28%를 가급적 연내 매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24일 열린 예금보험공사 국감에서도 최장봉 사장이 “매각 시한(오는 2007년 3월)까지 지배주주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어 시장 관계자들은 4조5,000억원 규모의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받아들였다. 당연히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화들짝 놀란 재경부는 ‘원론적인 발언’이라고 해명에 나섰고 이틀 뒤 열린 국감에서 권 부총리가 “우리금융 매각 시한은 못 박아서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을 뒤집는 등 해프닝을 겪었다.
당초 2005년 3월로 잡혀 있던 우리금융지주 매각 시한은 우여곡절 끝에 2007년 3월로 한차례 연기된 뒤 또다시 2008년 3월로 연장될 상황이다. 한발 더 나아가 매각 시한을 아예 없애자는 법안도 발의돼 있다. 매각 시한이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고 있지만 정작 실무자들은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비록 소수지분이지만 대다수 매입자가 ‘외국인’이 될 수밖에 없어 ‘국부 유출’ 논란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한때 예보가 ‘블록 세일’을 추진하다 그만두고 ‘공모’ 등의 형태로 돌아선 것이 이 때문이다. 우리금융 실무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과거처럼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만 생각했다면 지분을 벌써 팔았겠지만 요즘 상황은 훨씬 복잡하다”고 하소연했다.
가뜩이나 ‘론스타 게이트’ 수사가 막바지로 들어선 상황에서 자칫하면 ‘제2의 론스타’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결국 매각 시한까지 다다르게 만든 셈이다. 그러나 이럴수록 분명한 매각 원칙을 갖고 투명하게 매각을 진행해야 하지 않을까. 론스타 역시 매각 과정의 문제이지 국적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민영화 문제를 둘러싼 경제 외적인 요인에 사로잡힐수록 민영화 시기는 요원해지고 시장에 대한 신뢰도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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