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탁기형과 시인 전영관이 함께 펴낸 포토에세이다. 탁기형은 보도사진가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사진학과를 졸업하고'한국일보'에서 사진기자로 첫걸음을 뗐다. 이후 몇몇 신문사를 거쳐 현재'한겨레신문'편집국 사진 부문 선임기자로 재직 중이다. 1980년대 말 온 나라를 휩쓸던 민주화 현장을 시작으로 다섯 번의 대선과 일곱 번의 국회의원 선거 등 크고 작은 한국 현대사의 현장에서 역사의 기록자로 사건 현장을 뛰어다녔다. 전영관은 낮에는 건설회사 소장으로 일하고 밤에는 글로 세상을 담아내는 시인이다. 시인은 사진에 문장을 불어넣고, 사진작가는 그 문장을 통해 작업의 힌트를 얻어 책을 엮었다.
책의 주제는 사랑이다. 사랑이 공식인 냥 각종 연애지침서가 쏟아지고 있는 지금, 저자들은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지는 데는 딱 맞아 떨어지는 정답이 없다고 말한다.'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식의 가르침 대신, 그저 자신들의 속마음을 글과 사진으로 풀어낸다. 사랑의 아련함, 이별의 눈물이 묻어나는 감성적 글은 아무렇지 않은 척 스스로의 감정을 숨기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진솔한 웃음과 쓸쓸함을 자아낸다.
시인이 생각하기에 삶이란"상처와 치유를 반복하며 견디는"과정이다. 사진가는 카메라렌즈를 통해"깊고 넓고 여러 겹"인 세상의 풍경을 바라보며 삶을 알아가는 중이다
천천히 곱씹어보기 좋은 문장들이 일상의 풍경을 진솔하게 담은 사진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큰 울림을 만들어낸다. 페이지를 넘길 때 마다 세상을 살아가며 얻은 상처를 마주하고,어느덧 매 마른 감정에 촉촉함이 전해진다. 1만 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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