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 대목은 박 당선인이 김 후보자를 "저와 힘을 합할 국정의 수장"이라고 소개했다는 사실이다. 박 당선인은 총리 후보자를 직접 발표하고 인선배경을 설명함으로써 불통 이미지를 어느 정도 씻어내고 김 후보자를 깎듯이 예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총리실에 복지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성격의 사회보장위원회를 두고 특임장관실 기능을 수행하게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후보자는 당선인의 예우와 배려로 역대 정권의 어떤 첫 총리보다 강력한 추진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번에는 헌법에 보장된 총리의 권한과 책임이 실질적으로 행사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첫 시험대는 내각 구성이다. 김 후보자가 장관 후보군을 추천하게 하거나 복수의 장관 후보들을 놓고 실질적인 인선협의를 할 수 있느냐가 출발점이다. 박 당선인과 김 후보자 간 충분한 교감과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힘이 실린 만큼이나 과제도 적지 않다. 정치인 출신이 아니어서 정치권과의 관계가 매끄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나 난제를 헤쳐가기에는 나이(74세)가 많다는 걱정을 불식시키는 것은 오롯이 그의 몫이다. 분열된 국론의 집중과 개편될 정부부처 간 이해관계 조정 역시 김 후보자의 손에 달렸다. '책임총리'에 걸맞은 실질적 권한이 주어지고 그 이상의 성과가 따르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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