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를 놓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통 큰 결단을 강조하며 체제 선전에 앞장서고 있다. 북측은 19일 아시안게임 참가를 논의한 지난 17일 남북실무협상의 결렬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며 강하게 비난했다가 20일 “김정은 위원장이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를 통해 남북간 화해와 단합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건강 악화설’이 돌던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100여일 만에 김 제1위원장과 동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 올림픽위원회는 오는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남조선 인천에서 진행되는 제17차 아시아경기대회에 선수단을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재차 밝혔다. 그러면서 김 제1위원장이 국가종합팀 남자축구 검열경기를 김양건 비서 등 당 간부들과 관전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김 제1위원장은 축구 경기 후 “체육인들이 경기대회에 참가해 숭고한 체육 정신과 민족의 기개, 고상한 경기도덕품성을 높이 발휘함으로써 겨레의 화해와 단합, 세계 여러 나라와의 친선과 평화를 도모하는 데 적극 이바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북남 사이의 관계를 개선하고 불신을 해소하는 데 중요한 계기로 된다” 고 덧붙였다.
김 제1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으로 북측은 조만간 아시안게임 참가를 위해 한 차례 결렬된 남북실무접촉 추가회담을 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측은 19일 결렬된 남북실무접촉의 전 과정을 공개하며 협상 결렬의 책임을 거듭 남측에 돌렸다. 손광호 북측 실무접촉 대표단장은 17일 오전 협상에서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 규모, 이동 경로와 교통수단 등에 대해 합리적 제안을 했고 남측도 긍정적으로 호응했는데 오후 들어 “남측이 협상을 지연하고 시비와 트집으로 일관했다” 며 “청와대가 무지막지하게 내리 먹여 회담이 결렬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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