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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급성장은 '환율 마술' 탓"

전문가 "헤알화 가치 폭등에 달러로 측정되는 GDP규모 커져"<br>작년 GDP 세계 11위…1년만에 4단계 껑충

“환율만 손보면 GDP 순위도 올릴 수 있다(?)” 최근 통계청이 내놓은 한 자료에 따르면 브라질이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한국(12위)을 제치고 지난해 세계 11위로 껑충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근거로 일각에서는 브라질이 지난 2003년 초 룰라 정권 출범 이후 본격적인 경제성장 궤도에 진입하면서 경제규모를 4계단이나 끌어올린 탓에 우리 경제 성장세를 추월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순위 변화의 진짜 이유가 브라질 경제의 엄청난 성장세가 아닌 ‘환율의 마술’ 탓이라고 분석한다. 최근 브라질 경제가 상승기류를 탄 것은 사실이지만 단 1년 새 GDP 규모를 4단계나 올릴 정도는 아니라는 것. 오히려 브라질의 ‘헤알’화 가치가 최근 몇 년간 폭등하면서 달러 단위로 측정되는 GDP 규모도 동시에 커진 게 주된 이유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브라질의 지난 1년간 달러 대비 통화가치 상승세는 한국의 5배를 뛰어넘는다. 2004년 말 달러당 2.8헤알이었던 브라질 통화 가치는 지난해 말 2.2헤알로 23%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원화 가치는 달러당 1,040원에서 1,000원으로 4% 오르는 데 그쳤다. 브라질 시장조사기관인 에코노마티카는 2003~2005년 브라질 헤알화가 미국 달러화에 대해 33.75%가 평가절상되면서 중남미 지역에서 가장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는 보고를 내놓기도 했다. 결국 똑같이 100원을 벌었다고 해도 한쪽은 원당 1달러, 다른 쪽은 원당 1.5달러 가치가 매겨지는 형국이어서 GDP 순위도 크게 오를 수 밖에 없었다는 것. 권기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2004년부터 좌파정권에 대한 대외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해소되면서 해외투자가 늘어나기는 했다”며 “그러나 GDP 규모를 급증시킬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자국통화를 기초로 한 브라질의 실질 GDP 성장률은 2.3%로 우리나라(4.0%)의 절반을 조금 웃돈다. 한편으로는 브라질 경제를 너무 만만하게 보고 있다는 충고도 나온다. 사실 브라질은 90년대 중반만 해도 GDP 규모 세계 7~8위를 당당히 넘나드는 대국(大國)이었다. 그러나 99년 이후 연이은 물가상승과 과다한 정부부채로 ‘치킨 플라이트’(Chicken Flightㆍ날지 못하는 닭처럼 성장세가 지속되지 못한다는 비유)라는 별명이 붙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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