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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골프 시즌 개막과 동시에 또 다른 전쟁이 달아 오르고 있다. 스타 플레이어를 앞세운 골프용품 브랜드들의 마케팅 대리전이다. 용품사들은 선수들의 성적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의 뇌리에 ‘좋은 성적=좋은 장비’라는 공식이 뿌리 박혀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유명 선수를 보유하기 위해 거액을 투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골퍼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된 올해 선수들의 활약에 거는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신무기 경연장이나 다름 없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09시즌이 시작되면서 업체들의 올해 ‘스타 대리전쟁’도 서서히 판도를 드러내고 있다. 타이틀리스트ㆍ코브라ㆍ풋조이 등을 거느린 아쿠쉬네트의 초반 기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각각 코브라, 타이틀리스트 계약 선수인 제프 오길비(호주)와 재크 존슨(미국)이 첫 2개 대회인 메르세데스-벤츠챔피언십과 소니오픈을 차례로 제패했다. 데이비스 러브 3세(미국)는 개막전 준우승을 차지했고 애덤 스콧(호주)과 나상욱(26)도 소니오픈에서 공동 2위와 공동 5위로 선전을 펼쳤다. 이 업체는 특히 특허권 관련 패소로 제조공법이 다소 바뀐 타이틀리스트 프로V1 볼의 2009년 버전이 투어에 연착륙한 점에 흐뭇한 표정이다. ‘간판’ 타이거 우즈(미국)가 재활에 매달리고 있는 나이키골프도 출발이 순조롭다. 최경주(39)와 앤서니 김(24)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신모델인 SQ 다이모 드라이버를 사용하는데 앤서니 김과 최경주는 아직 초반이긴 하나 드라이버 정확도 부문에서 각각 4위와 10위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우즈의 복귀가 이뤄지면 관심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클리브랜드는 흐린 뒤 활짝 개었다. 비제이 싱(피지)이 오른쪽 무릎 수술로 4~5주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데이비드 톰스(미국)가 올해 클리브랜드와 다시 계약하자마자 소니오픈에서 공동 2위에 오른 것. 업체측은 톰스가 통산 12승 가운데 11승을 자사 제품으로 거뒀다며 홍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브리지스톤도 소니오픈에서 마루야마 시게키(일본)가 첫날 선두에 나서며 부활 조짐을 보이고 새로 계약한 찰스 하웰 3세(미국)가 4위를 차지하면서 쾌재를 불렀다. 캘러웨이는 필 미켈슨(미국)과 어니 엘스(남아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미국 진출을 앞두고 몇몇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았던 신지애(21)는 기존 PRGR(프로기아) 제품을 계속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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