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최근 23일 폭락에도 일본증시가 지난해 11월보다 68%(24일 현재), 올 들어서는 36%나 올라 단기적으로 10% 내외의 조정장세를 거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의 최고 글로벌투자전략가 데이비드 캘리 등은 23일 보고서를 내고 5ㆍ23주식시장 폭락을 "건전한 조정"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에서는 "소매판매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아베 신조 총리가 오는 7월 상원 선거에서도 압승해 경제 구조개혁, 법인세 인하 등 이른바 '세번째 화살'을 추진할 것으로 보여 주가전망이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스탠다드차타드(SC)도 "일본증시가 과매수 상태로 현수준에서 5~15% 조정의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조정시 매수를 권고했다. 도이치자산운용 또한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며 주가하락시 매수를 권고했다.
일본 내 전문가들도 정부의 지속적인 엔저 유도정책, 수출기업 실적개선 등을 이유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일본 내 시장전문가 1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대부분 증시 하락세가 단기에 그치고 주가가 1만4,000선까지 빠진 후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지표를 보더라도 주가상승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닛케이225지수에 상장된 기업의 23일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6으로 글로벌 평균인 13~14보다 크게 높지 않았다. PER가 높을수록 주가가 기업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또한 주식시장의 과열양상을 가늠하는 도라쿠비율은 23일 112로 지난달 19일 이후 한달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큰손인 해외 기관투자가들은 많이 매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본의 과도한 국가부채와 국채시장 불안정,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주가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23일 크레디트스위스는 보고서를 내고 "평균 임금이 에너지 가격 상승분을 아직 못 따라가고 있고 중장기적인 재정건전성 문제도 앞으로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닛코자산관리 최고투자책임자인 후지무라 히로키는 "증시 변동성이 과도하다고 판단될 경우 투자가들은 일단 돈을 빼낸 뒤 사태를 관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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