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자금이 한국 등 아시아 통화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월가(街)의 대형 뮤추얼펀드들이 달러약세의 위험회피를 위해 통화강세가 예상되는 아시아 시장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지난해 말부터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뉴욕타임즈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외통화 투자펀드는 2004년에만 하더라도 프랭클린 템플턴 하드커런시 한 개에 불과했지만, 달러약세가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달러자산을 보유한 펀드들이 위험회피를 위한 포트폴리오 다양화 차원에서 한국ㆍ일본ㆍ중국ㆍ태국 등 아시아 통화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해외통화 투자펀드로는 규모가 가장 큰 프랭클린 템플턴은 자산규모가 2억1,400만 달러로 자산의 45%를 아시아 통화에 투자하고 있으며, 달러약세가 나타날 경우 수익이 발생할 수 있도록 아시아 통화자산을 구성하고 있다. 프랭클린 템플턴을 운영하는 마이클 하센스타브 펀드매니저는 “우리는 달러약세로 가장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아시아 통화에 투자하고 있다”며 “자산의 8%를 한국 원화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일본은행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1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직전 거래일보다 0.78엔 하락한 달러당 113.05엔까지 내려가 7개월이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유로ㆍ엔 환율도 장중 유로당 143.00엔까지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보였다. 프랭클린은 또 태국 바트화에 대해서도 자산의 5%를 투자하고 있는 등 아시아 통화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이 펀드의 올 자산 수익률은 6.4%에 이른다. 머크, 프로펀드, 라이덱스 등 수천만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펀드들도 아시아 등 이머징마켓 통화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달러약세를 예상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달러강세를 예상해 아시아 통화를 구성한 일부 펀드들은 올해 들어 3.6~8.2%의 큰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해외 투자자금이 아시아 통화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은 아시아 시장이 그 동안 단기 투기세력들의 주요 무대였지만 아시아 국가들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외환시장 개방에 따른 시장건전성 제고, 외환보유액 증가, 경상수지 확대 등으로 ‘컨트리 리스크’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월가 전문가들은 선진7개국(G7)이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절상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는데다, 중국 위안화의 변동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아시아 통화의 동반 절상을 예상한 해외 뮤추얼펀드들의 아시아시장 진출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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