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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우리 중소기업인들이 힘을 합쳐 현지 지방 소대학을 인수, 매달 수천달러씩 지원해가며 발전시키고 있어 관심을 끈다. 화제의 대학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동쪽 800㎞ 지점의 교육도시 말랑에 있는 ‘UKCW 기독종합대학(UNIVERSITAS KRISTEN CIPTA WACANA)’. 이 대학 재단이사회는 함춘환 이사장을 비롯해 현지에 진출한 우리나라 중소기업인들로 구성돼 있다. 함 이사장은 지난 89년 ㈜선경 직원으로 인도네시아에 가 95년 독립했다. 그는 현재 중국 또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주방기기ㆍ조화ㆍ완구류 등을 인도네시아에 수입, 유통시키는 사업을 하고 있다. 재단이사인 조성태ㆍ정태학ㆍ오세욱ㆍ박용기 이사 역시 모두 인도네시아에서 제조 및 유통사업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인이다. 함 이사장은 “98년 7월 이 대학이 재정난으로 폐쇄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가 인수해 운영하게 됐다”며 “우리 재단이 인도네시아 제1호 외국인 교육재단”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현지 한인교회에서 만난 사이. 함 이사장은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을 하다 보니 현지에서 번 돈은 인도네시아를 위해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도네시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서로 기도하며 생각하다 UKCW 기독종합대학 폐쇄 위기 소식을 듣고 인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98년 인수 당시 학생 수는 14명에 불과했다. 대학이 폐쇄 위기를 맞다 보니 학생들이 다 떠나간 것. 우리 기업인들이 인수한 뒤로는 현재 6개 학과에 학생 수는 600명, 교수 등 교직원 수는 42명으로 늘었다. 학생 대부분에게는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재단에서 대학에 지원하는 금액은 매달 대학의 단순운영비 5,000달러와 플러스 알파. 2년 반 동안 돈을 모아 1만3,000평의 학교부지를 확보했다. 함 이사장은 “현재 대학 건물은 임대한 것”이라며 “새로 확보한 부지에 의대ㆍ대학병원을 건립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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