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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 북가좌동 가재울뉴타운3구역을 재개발해 지난해 10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DMC 래미안 e편한세상'. 3,293가구의 대단지인 이 이파트 84㎡형(이하 전용면적)은 분양 후 4억원 후반대에 시세가 형성됐지만 입주와 함께 집값이 4,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입주 전에 단 1건을 기록했던 거래량도 지난해 10월에만 24건의 계약이 체결될 정도로 극적인 반전을 보였다.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가 들어서자 인근 집값도 올랐다. 2011년 평균 매매가가 3.3㎡당 1,117만원을 기록했던 북가좌동 일대 집값은 2012년 말 기준으로 1,298만원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3.3㎡당 1,757만원에서 1,659만원으로 떨어진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재개발ㆍ재건축 아파트는 부동산 투자 1순위로 꼽힌다. 도심 요지의 대규모 부지를 전면 철거방식을 통해 한꺼번에 개발하는 만큼 대규모 브랜드 타운의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노후 단지와 비교해 탁월한 생활여건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길고 깊은 불황에 빠져 있는데다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까지 겹치면서 최근 재개발ㆍ재건축 아파트의 인기는 예전만 못한게 사실이다. 조합 내부 갈등 등으로 사업기간이 엿가락처럼 늘어지고 사업지연에 따른 추가분담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등 리스크가 많기 때문이다. 또 대형 평형 위주의 설계를 고집하다 미분양이 대량 발생해 사업비를 제때 회수하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면서 재개발ㆍ재건축 대상 아파트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크게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여전히 재개발ㆍ재건축 아파트가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입을 모은다. 과거처럼 매입금액의 갑절 이상의 차익을 얻기는 힘들지만 입지가 좋아 프리미엄이 붙을 가능성이 높은 단지를 고를 경우 꽤 짭잘한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도심지 아파트 입성을 원하는 실수요자에겐 추가분담금 등의 문제를 고려할 필요가 없는 일반분양 아파트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서울시가 지지부진한 정비사업을 정리하고 있어 분양을 앞둔 사업장은 상대적으로 희소가치가 더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가재울ㆍ왕십리뉴타운 대단지 재개발 아파트 '눈에 띄네'=4ㆍ1부동산종합대책으로 취득ㆍ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재개발ㆍ재건축 아파트 분양이 몰리는 5ㆍ6월은 내집 마련을 노리는 실수요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달 말까지 분양이 계획된 수도권 재개발ㆍ재건축 단지는 8곳 9,909가구에 달한다. 이중 일반분양 물량은 3,378가구나 된다.
가장 주목받는 곳은 가재울뉴타운4구역이다. 총 4,300가구 규모로 일반분양분만 1,550가구에 달하는 매머드급 단지다. 당초 이미 입주한 가재울뉴타운3구역과 비슷한 시기에 재개발을 시작했지만 관리처분계획 취소, 조합장 비리혐의, 기존 주민의 명도 문제 등의 잡음으로 분양이 늦어졌다. 다행히 지난해 관리처분변경 인가를 받고 내달 본격 분양에 나선다.
일반분양가는 84㎡형을 기준으로 3.3㎡당 평균 1,630만원으로 인근 3구역과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분양분의 면적별 물량은 ▲59㎡ 50가구 ▲84㎡ 1,100가구 ▲120㎡ 171가구 ▲121㎡ 129가구 152㎡ 56가구 ▲175㎡ 44가구 등이다. 경의선 가좌역에 인접해 있어 가재울뉴타운 구역 중에서도 가장 좋은 입지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공은 SK건설ㆍGS건설ㆍ현대산업개발이 맡았다.
가재울4구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물량이 쏟아지는 곳은 성동구 하왕십리동 왕십리뉴타운1구역을 재개발한 '왕십리1구역 텐즈힐'아파트다. 역시 6월 중으로 1,702가구 중 607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왕십리뉴타운 중 지난해 가장 먼저 공급된 2구역은 일반분양가를 3.3㎡당 1,948만원으로 책정하면서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다. 1구역 역시 분양가를 대폭 낮추지 않을 경우 미분양 가능성이 높다. 이에 1구역재개발조합은 지난해 시공사와 협의해 일반분양가를 3.3㎡당 1,925만원으로 책정한 바 있다.
문제는 2구역이 최대 2억5,000만원 상당의 할인혜택을 제공하면서 실질적으로 3.3㎡당 1,7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대형 평형의 미분양 떨이에 나선 상태여서 1,900만원 초반대의 분양가도 다소 비싸다는 평가다. 때문에 이 같은 분양가를 어느 수준까지 낮출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면적별로는 ▲59㎡ 170가구 ▲75㎡ 37가구 ▲84㎡ 226가구 ▲129㎡ 92 ▲148㎡ 82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과 맞닿아 있는 3구역에 비해서는 입지조건이 다소 뒤지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청계천과 붙어 있는 만큼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마포선 래미안 VS 자이 브랜드 간 격돌 '눈길'=마포에선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에서 팽팽하게 맞서고있는 삼성물산 '래미안'과 GS건설 '자이'가 맞붙는다.
마포는 다른 지역에 비해 불황에도 꾸준히 아파트가 공급됐던 지역이다. 그만큼 수요가 꾸준하다는 방증이다. 전문가들도 마포지역은 향후 주택가치 상승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마포는 여의도와 광화문 등지로 출근하는 직장인과 맞벌이 부부들이 선호하는 주거지여서 높은 청약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선 삼성물산이 6월 마포구 현석2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 773가구 중 267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아직 분양가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는 84㎡형을 기준으로 3.3㎡당 2,300만원 전후로 예상하고 있다. 20층까지 일반분양분 가구를 확보해 한강 조망권을 확보했다는 점이 분양가가 다소 높게 책정된 이유로 꼽힌다. 조합이 토지를 매입한 뒤 구청을 통해 대형 어린이집을 운영할 예정이어서 젊은 부부들의 관심이 높다. 일분분양가구 중 80%가 85㎡이하 평형이어서 4ㆍ1대책의 세제 감면 혜택도 주어진다. 84㎡ 38가구에 가구 분리형 평면을 도입한 것도 눈길을 끈다.
GS건설은 5월 공덕동에 짓는 주상복합아파트'공덕 파크 자이' 288가구 중 159가구를, 6월엔 아현4구역을 재개발한 '공덕 자이' 1,164가구 중 212가구를 일반에게 각각 분양한다. 공덕 파크 자이는 서울 지하철5ㆍ6호선과 경의선, 인천공항철도가 지나는 공덕역 초역세권에 위치한 만큼 입지적으로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단지다. 분양가는 주변시세 대비 3.3㎡당 100만~200만원 저렴하게 책정될 예정이다.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 역세권에 들어서는 공덕 자이의 일반분양가는 ▲59㎡(45가구) 4억8,000만원 ▲84㎡(58가구) 6억8,000만원 ▲114㎡(109가구) 8억3,000만원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건설이 이달 중 동대문구 용두동에 공급하는 '용두 롯데캐 슬리치'는 일반분양 129가구 중 114㎡형 22가구를 84㎡과 30㎡로 나눠 세대분리형으로 설계된다. 출입구가 따로 설치돼 30㎡형은 임대를 줄 수 있다. 분양가는 인근 시세보다 저렴한 3.3㎡당 1,400만원 후반대부터 책정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 밖에 현대건설은 경기도 남양주시 지금동에서 '남양주 지금 힐스테이트' 1,008가구 중 258가구, 대우건설은 관악구 봉촌동에 '가치산공원푸르지오' 363가구 중 196가구를 각각 일반에게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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