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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슈웨이카트ㆍ린 피어슨 도티 지음, 타임비즈 펴냄 지난 400년간 세계경제를 좌우해왔던 미국 500여개 기업과 기업가들의 역사와 교훈을 들여다 보고 있다. 그들 기업들의 창업자들은 무일푼의 이민자부터 하버드 MBA까지 마친 엘리트까지 각각 달랐지만 제조업에서 금융업, 유통업, 정보혁명의 주역들로 활약하며 세계경제의 흐름을 바꿔왔다. 기업가와 기업가가 아닌 사람들의 차이점 중 하나는 위기를 보는 관점이다. 기업가들은 기업의 장애물을 낙관적으로 받아들이며 기업의 새 역사를 만들어왔다. 대공황 시기에 줄줄이 파산을 면치 못한 기업가들을 찾아내고 그와 대조적으로 대공황이라는 직격탄 속에서 성공리에 장편 만화를 무대에 올린 월트 디즈니를 분석한다. 19세기 말~20세기 초에 활약했던 존 D. 록펠러, 앤드류 카네기나 빌 게이츠 등이 어떻게 당시 상황속에서 미국 부의 초석을 쌓았고 다져 나왔는지 소개한다. 알코올이 들어가지 않은 성찬식용 포도주스를 만든 웰치 목사, 식량 확보를 위해 시리얼을 개발한 켈로그, 직물공장의 소년 노동자로 고단한 생계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던 카네기, 시애틀의 조그만 신발가게에서 시작해 거대 기업을 일군 존 노드스트롬 등의 모험담도 기록했다. 웰치는 무알코올 포도주스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으나 정작 교회들이 이 주스를 원하지 않았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발효된 와인을 성찬식으로 원했기 때문. 그 와중에서 웰치의 아들 찰스 웰치가 포도주스를 상품으로 출시할 계획을 구상했고 그는 ‘웰치스 포도주스(Welch’s Grape Juice)’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에 나서 실패작을 성공작으로 끌어냈다. 헨리 포드는 어려서부터 기계를 다루는데 비상한 재능을 보였다. 1903년 포드자동차(Ford Motor Company)를 세운 뒤 모든 자동차를 똑같이 제조한 T모델을 통해 가격을 대폭 낮췄고 자동차문화를 보편화 시켰다. 1800년대 후반 면도는 꽤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다. 킹 질레트는 간편하게 면도할 수 있는 일회용면도날을 개발했고 1904년 1,200만개 이상의 면도날과 9만개 이상의 면도기를 판매해 면도문화를 바꿨다. 1차 세계대전 당시 간편한 면도기가 필요했던 군인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저자는 당대에 이슈가 되었던 사회적 사건과 동향들과 그 속에서 태동한 산업의 변화 과정도 추적한다. 제조업뿐 아니라 금융, 보험, 유통업 등 각 분야에서 새 흐름을 읽고 기회를 포착해 시장을 만들어간 기업과 기업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척할 힌트를 찾도록 했다고 말한다. 기업의 수명은 급격한 변화의 시기에 더 단축돼 가고 있다. 세계 최고 가전왕국으로 군림했던 소니는 어느 순간 삼성전자에 자리를 내줬고 미래 100년도 끄떡없을 것 같았던 도요타는 과거 100년의 역사를 등에 업고 추락했다. 미국 제조업의 상징으로 승승장구하던 GM도 2009년 신화의 막을 내렸다. 수많은 닷컴기업들이 사라진 지 불과 10년. 그 틈새를 구글, 애플이라는 신생 스타기업들이 떠올랐다. 과거의 기업과 기업가들이 역경속에서 어떻게 성장 동력을 찾아왔는지 힌트를 찾을 수 있을 듯하다. 3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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