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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자주 못 보게 돼 아쉽지만 전문성을 이어나가게 됐잖아요. 너무 좋아요." 조윤희(28)는 15일 제주 롯데스카이힐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공동46위(6오버파)에 그쳤지만 밝은 표정이었다. 어머니인 조혜정(57) 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위원이 15일 여자프로배구단 GS칼텍스 감독으로 임명됐기 때문이다. 야구ㆍ축구ㆍ농구 등을 통틀어 한국 프로스포츠에서 여자 감독이 배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윤희는 "엄마가 제주도에 함께 내려왔다가 감독에 임명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저께 서울로 돌아갔다"며 "어제 전화를 해서 축하해드렸다"고 말했다. 조윤희는 어머니뿐만 아니라 아버지와 여동생 모두 프로스포츠 선수 출신으로 유명한 스포츠 가족이다. 아버지는 스타 선수 출신인 조창수 전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감독대행이다. 동생은 지난해 KLPGA 2부투어 상금왕을 차지한 유망주 조윤지(19)다. 스포츠 가족인 만큼 윤희ㆍ윤지 자매는 어렸을 적부터 쇼트트랙ㆍ수영ㆍ테니스 등 다양한 운동을 접했다. 조윤희는 "여러 가지 운동을 시키면서 아버지가 은근히 골프 쪽으로 몰아갔다"며 "지나고 보니 골프를 선택한 게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배구는 안 해봤냐'고 물으니 "엄마가 배구는 하지 말라고 해서…"라는 솔직한 대답이 돌아왔다. 동생인 조윤지도 언니를 따라 골프에 입문했다. 자매이지만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언니 조윤희는 정확한 아이언 샷이 강점이고 동생 조윤지는 드라이버 샷이 일품이다. 조윤희는 "지난해까지 동생보다 드라이버 샷 비거리가 더 짧았는데 특훈 덕분에 265야드가량으로 비슷해졌다"고 말했다. 지난주 열린 김영주골프여자오픈 3라운드에서는 자매가 처음으로 같은 조에서 경기를 펼쳤다. 자매의 맞대결에서 아버지는 언니의 백을 멨다. 조윤희는 "그린에서 아버지가 동생이 퍼팅하는 것을 본다고 제 볼 닦아주는 것도 잊어버리시더라고요"라며 볼멘소리를 냈지만 "그래도 가족이 함께 경기에 나와 서로 웃을 수 있어 정말 즐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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