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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무릅쓴 도전경험 나누고 싶어"

국내 첫 '무기항·무원조·무동력' 요트 세계일주 김승진 선장

'무기항·무원조·무동력 요트' 세계일주에 성공한 김승진 선장이 16일 오후 충남 당진 왜목항에 귀항해 어머니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실패하면 살아 돌아올 수 없었던 모험이었지요. 각오하고 떠났습니다."

국내 최초로 '무기항·무원조·무동력' 요트 세계 일주에 성공하고 지난 16일 충남 당진 왜목항에 귀항한 김승진(53) 선장은 7개월의 항해를 무사히 마침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김 선장은 뭍에 발을 디디자마자 어머니를 끌어안고 눈물을 왈칵 쏟았다.

김 선장은 "사실 등대 입구에 오기 전까지는 직감하지 못했다"며 "환영 인파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면서 울컥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어떤 항구에도 정박하지 않고(무기항), 다른 배의 도움 없이(무원조), 홀로 요트 한 척으로(단독) 세계 일주를 했다.

김 선장은 "(도착해서) 앞에 있는 가족들 보면서 눈물이 앞을 가렸다"며 "(항구로) 뛰어내릴 때 발바닥이 딱딱한 느낌에 '아, 땅을 밟았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감격의 순간을 전했다.

고장 난 장비가 제대로 수리되지 않아 포기를 생각하기도 했다는 김 선장은 "높은 파도와 심한 바람, 두 차례의 전복 사고도 고비였다"고 떠올렸다.

그는 정신적으로 좌절을 종용 받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항해 초반에 요트가 부서졌다. 그는 "과연 항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했는데 도와주신 분들 얼굴 떠올리면서 두 달 동안 고쳤다"며 "2개월 후에는 거의 완벽한 요트로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항해 외로움에 대해 "사람도 자연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사람과 떨어져 있다고 해서 외로움을 느끼지는 않았고 자연과 교감하면서 충분히 사람과 같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몸에 탈도 난 적 없었고 부딪쳐서 생긴 작은 상처뿐이었다"며 "당진시 부녀회에서 챙겨준 건조식품과 김치를 넣고 찌개를 만들어 밥을 먹었는데 남극해에 엄청난 파도를 넘어갈 때 밥을 끓이면서 밥솥이 엎어질까 노심초사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대한 질문에는 "거의 매일 저녁이 아름다웠다. 나는 노을만 보면 감상에 젖는데 노을이 아름다울 때 정말로 행복한 감정을 느꼈다. 그래서 일찍 밥 먹고 바닷물로 샤워하고 나서 노을을 감상할 때 가장 행복했다"고 답했다.

죽음을 무릅쓰고 4만여㎞를 항해한 김 선장은 모험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그는 "문을 열었으니 이제 마당에 들어가야 한다"며 "요트 팀을 만들고 세계적인 대회에 출전해 대한민국 요트의 위상을 알리고 싶다"면서 "요트 세계 일주의 기회를 많은 이들에게 주고 요트 군단 만들어서 경험을 가르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국민에게 메시지도 전했다. "살다 보면 힘들고 어려운 날이 있습니다. 나는 힘든 적이 있었지만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생각하며 참고 지냈습니다. 여러분들도 그런 희망의 끈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해가 지면 반드시 해가 뜹니다. 소중한 삶을 알차게 챙기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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