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상에서 회자되는 이야기다. 스마트TV의 인터넷 접속 차단을 두고 벌어지는 KT와 삼성전자의 다툼을 보면 이 얘기가 떠오른다.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TV를 통해 전 세계 정보기술(IT) 시장의 주도권을 단박에 틀어쥘 기세였다. 하지만 변수가 나타났다. KT가 트래픽 과부하를 이유로 삼성전자 스마트TV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한 것.
글로벌 가전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삼성전자였지만 KT의 이번 행위와 관련해 딱히 힘쓸 방안이 없다. 얼마 전 법원에 신청한 가처분 결과만 기다릴 따름이다.
KT 측은 당당하다. 삼성전자의 스마트TV 때문에 가입자들의 인터넷 이용이 방해를 받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부담을 나눠야 한다는 입장이다. KT의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한 삼성전자 스마트TV 이용자 30만명이 겪는 불편은 차후 협상을 위한 볼모일 뿐이다. 인터넷망이 공공재라는 주장 또한 귀에 들리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비난 여론이 일자 KT는 망을 확충하기에는 투자 여력이 부족하다고 항변한다. KT는 올해 주주들에게 나눠줄 배당금만 4,866억원에 달하지만 그건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위한 당연한 조치일 뿐이다.
예상치 못한 KT의 공세에 삼성전자의 스마트TV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아닌 것(nothing)'이 돼버렸다. 향후 KT의 심기를 건드린 업체는 제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인터넷 망을 이용할 IT 업체들이 없으면 자신들이야말로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KT는 알아야 한다. 페이스북이나 구글이 없는 세상에서 누가 인터넷을 지금처럼 애용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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