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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실수 없이 준비한 대로 다 보여줘서 만족해요. 제 경기력에 100점 만점에 120점을 주고 싶어요."
김연아(24)는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을 마친 뒤 환하게 웃었다. 금메달을 놓쳤지만 TV 중계화면에 손을 흔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언론과 인터뷰에서 "어차피 점수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며 "선수가 결과에 만족을 안 하면 어떡하겠느냐"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는 또 "1등은 아니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분 좋고 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심적으로 힘들었다는 점도 언론에 털어놓았다. 김연아는 "올림픽 금메달이라면 목숨도 걸 수 있었던 밴쿠버올림픽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정해놓은 목표가 없다는 게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다"며 "간절함과 목표 의식이 없어서 훈련할 때 동기 부여가 잘 안됐다"고 말했다.
그는 체력적·심리적 한계를 이겨내고 무결점 연기를 펼친 자신에게 "100점 만점에 120점을 주고 싶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새벽에 TV 앞에서 마음을 졸이며 그를 응원한 국내 팬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그는 "늦은 밤에 경기하게 돼 다들 못 주무셨을 텐데 (응원해줘서) 감사드린다"며 "1등은 아니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분 좋다"고 말했다. 또 자신과 함께 출전한 후배들이 앞으로 한국 피겨스케이팅을 잘 이끌어나갈 것이라며 응원의 목소리도 냈다.
그는 김해진(17·과천고)과 박소연(17·신목고)에 대해 "(후배들의 성적이 예상보다 낮아서) 저도 개인적으로 아쉽다"며 "후배들이 속상할 텐데, 큰 경기를 치른 것 자체가 앞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이고 뒤에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해진은 전체 선수 가운데 16위(149.48점), 박소연은 21위(142.97점)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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