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유엔 산하 국제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5월 FAO 생선가격지수가 전년동기 대비 15% 오른 16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FAO는 주요 수산물 소비시장인 유럽과 미국의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은 중국 등 아시아시장에서 참치ㆍ연어ㆍ굴 등 특정 어패류의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인들의 식습관이 서구화하면서 전세계의 곡물과 가축사료 값이 폭등한 데 이어 1,300억달러(약 147조원) 규모의 수산물시장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특히 참치 등의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2005년 1만톤 미만이던 중국의 참치 소비량은 이후 5년 만에 무려 8.2배 이상 늘어났으며 중국 중산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연어 수입량은 2010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선 상태다.
이에 따라 참치 가격은 지난 1년 사이 12% 올라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새우와 연어 값도 각각 22%, 27% 뛰었다. 굴 등 고급 어패류도 중국인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FAO에 따르면 중국의 굴ㆍ홍합 수요량이 연평균 20%씩 증가하면서 가격이 최근 3년 사이 2배나 올랐다.
FAO는 중국인들이 회ㆍ초밥 등을 즐겨먹기 시작하면서 일본·북미 등의 기존 수요와 맞물려 이들 어종에 대한 전세계적인 소비량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양식어종의 경우 질병확산이나 어종보호를 위한 어획량 제한 등 공급억제 요소가 많아 전세계 수산물 가격은 앞으로도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FAO는 전망했다. 특히 새우와 굴 등은 각각 주산지인 동남아시아와 프랑스에서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폐사량이 늘어 앞으로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상승이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중국뿐 아니라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를 겪는 다른 아시아 신흥국에서도 수산물 소비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도시화가 진전되는 과정에서 대형 쇼핑몰 등 손쉽게 수산물을 구할 수 있는 유통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FAO의 오든 램 박사는 "인스턴트 식품이나 참치캔 등 생선가공 식품이 다양하게 개발되면서 세계 수산물 소비증가를 더욱 촉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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