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을 기반으로 하는 한~일간 국제 여객 노선이 존폐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여객선사들은 최근 한~일간 승객수가 급감하는데다 저비용항공사의 등장으로 운임 경쟁력마저 상실하자 잇따라 운항 중단 등에 나서는 등 갈수록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4일 부산항만공사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 최초의 크루즈선으로 관심을 모았던 2만6,000톤급 '클럽 하모니호'가 취항 1년 만인 오는 28일 항차를 마지막으로 운항을 중단한다.
이 배는 지난해 2월부터 12월 말까지 총 61회를 운항하는 동안 1회 운항당 평균 탑승인원이 513명으로 정원의 절반을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었다. 그나마 크루즈선이 수지를 맞추려면 외국인 승객 비중이 높아야 하는데도 지금까지 외국인 이용객은 1,710명으로 전체의 5.5%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하모니크루즈는 이달까지 약 400억 원의 누적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이번에 운항을 중단하면 운항중단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큐슈 노선에 신규 취항했던 그랜드훼리의 대형 여객선 세코마루호도 취항 1년여 만인 지난 2011년 적자 누적으로 운항을 중단한 뒤 지금까지 운항 재개를 못하고 있다.
여객선사들의 이 같은 적자 사태는 부산항을 통한 한~일간 여객수가 지난 2010년을 정점으로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122만명을 기록한 여객수는 2011년에는 94만명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도 90여만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반면 신규선사가 뛰어들면서 좌석수 공급 과잉으로 여객선사들마다 과당 경쟁을 벌이고 있고 결국 업체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한~일간에는 부산~큐슈 노선의 경우 미래고속과 JR큐슈고속 측이 쾌속선 코비호와 비틀호를 이미 각각 3척과 4척을 투입해 운항중이며 고려훼리도 대형 여객선 뉴카멜리아호를 띄우고 있다.
부산~시모노세키 노선에는 부관훼리가 두 척의 배를 수십년 전부터 운항 중이다. 부산~오사카 노선은 팬스타라인닷컴이 팬스타드림호를 운항하고 있고 부산~쓰시마 노선은 미래고속과 JR큐슈고속 등이 쾌속선을 운항 중이다.
여객선사들은 요금인하로 명맥을 유지하는 실정이다.
최근 부산~쓰시마 노선의 왕복 운임은 예전의 절반 수준인 8만~9만원으로 떨어졌다. 부산~큐슈노선도 왕복 5만원대 상품이 나돌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1박 2일 숙박을 포함한 6만9,000원짜리 상품도 등장했다. 이 노선의 왕복운임 정상가는 23만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한~일간 여객 선사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형편"이라며 "한일 항로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되며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있어야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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