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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ㆍ기아자동차가 혼류생산 확대 등으로 유럽 소형 SUV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올해 유럽시장 전체 판매가 0.6%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소형 SUV시장은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소형 SUV ix35를 이르면 오는 2월 말 서유럽 지역부터 투입, 올해 유럽 전역서 총 7만5,000대를 팔겠다고 25일 밝혔다. ix35는 지난 15일부터 기아차의 유럽 내 생산거점이자 SUV 생산라인을 갖춘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혼류생산을 통해 본격 생산되고 있다. 현대차가 SUV의 다목적성과 쿠페 스타일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CUV인 ix35는 '유로 5'를 만족시키는 2.0R 엔진을 탑재해 친환경적인 요소를 갖췄다. 더욱이 슬로바키아 공장의 혼류생산을 통해 가격경쟁력도 이뤄냈다. 서성문 한국증권 연구위원은 "해외 및 혼류생산을 통해 각각 관세 10%, 비용 5% 절감효과를 내게 돼 가격경쟁력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도 국내에서 3월 출시될 신형 SUV SL(스포티지 후속)을 이르면 6월 유럽에 투입한다. 올해 1만4,000대가량을 생산해 현대차와 합작으로 유럽 소형 SUV시장 공세의 고삐를 더욱 당길 방침이다. 기아차는 나아가 소형차 '씨드', 지난해 말 판매를 시작한 소형 다목적 차량인 유럽형 '벤가'와 더불어 올해 유럽 전역에서 28만대 이상을 팔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현대ㆍ기아차가 이처럼 유럽의 소형 SUV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유럽시장이 경제적인 효율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소형 SUV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유럽 내 신차 판매는 소형차와 소형 SUV를 제외하고 모두 감소했다. 특히 소형 SUV 판매는 지난 한해에만 75만2,000대를 기록,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 12월 들어서는 전년보다 23.3% 증가한 6만대가 팔려 올해 이 시장 전망을 밝게 했다. 이에 따라 소형 SUV의 점유율은 지난해 최저를 기록했던 4월 4.5% 에서 연말 6.0%까지 올랐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 이후 경기침체 국면에서 벗어나면서 자동차시장도 회복세에 진입할 것이기 때문에 각국 업체들이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지난해 유럽 내 판매를 이끌었던 폐차 인센티브를 국가별로 연장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소형 SUV 공략 가속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해 '폐차 정책'으로 큰 수혜를 입은 프랑스는 상반기ㆍ하반기 각각 700유로ㆍ500유로씩 폐차 인센티브를 지급하며 스페인도 연장을 결정했다. 이탈리아와 영국 역시 연장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유럽 내 각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팀장은 "소형차를 앞세운 폭스바겐과 피아트 등 유럽 업체들의 공세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경쟁력을 갖춘 적절한 신차 투입 등 모델 다양화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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