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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본에서 배워야 할 작은 정부

일본 정부가 공무원의 신규 채용을 줄이고 경쟁력이 뒤지는 기초자치단체의 통폐합에 가속도를 내는 등 효율적이고 작은 정부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내년부터 4년 동안 모든 부처의 신규 인력 채용을 일률적으로 30%씩 줄이기로 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무원의 총인건비 비중을 10년 안에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국가공무원 정원을 2010년까지 5%(1만6,000명) 감원한다는 행정개혁의 일환이다. 일본 정부의 공무원 감축이 가져오는 효과는 엄청나다. 자리보전을 위해 쓸데없는 일을 벌이지 않다 보니 재정지출이 크게 줄어 정부살림이 좋아지고 각종 규제도 크게 줄었다. 지난 3년 동안 기업활동을 가로막는 규제만 1,000여건이 철폐됐다. 공무원감축→재정지출감소ㆍ규제완화→기업의욕고조→투자활성화→경기회복 등의 선순환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앙정부가 공무원을 감축하고 방만한 재정사업을 축소한 것과 함께 지방정부는 경쟁력강화를 위한 통폐합에 나섰다. ‘규모의 운영’을 통해 행정ㆍ재정력을 강화하기 위해 1997년부터 추진된 지자체 통폐합조치로 3,232개에 이르던 일본의 기초자치단체가 1,821개로 43.7%나 줄었다. 그 결과 지자체의 부실은 줄고 중앙정부의 재정도 건전해지고 있다.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1차 개혁에 성공한 일본 정부는 다음달부터 ‘신합병특례법’에 의해 2단계 지자체의 통폐합에 나선다. 우리는 일본과 정반대다. 중앙ㆍ지방 가릴 것 없이 증원에 나서고 있다. 참여정부들어 3년 동안 중앙공무원만 2만6,000명 가까이 늘었다. 인건비도 3년 만에 3조6,000억원 증가했다. 규제 역시 증가했다. 1999년 7,123건이던 규제건수는 현재 8,040건에 이르고 있다. 규제를 혁파하겠다는 구호가 무색하다. 지방행정의 효율화를 위한 행정구역재획정작업은 정파간 이해로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일본 경제가 10년 불황을 극복하고 고속성장을 질주하게 된 배경에는 중앙과 지방정부의 과감한 행정개혁이 밑거름이 됐다. ‘공무원 수가 늘어도 일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을 이제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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