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S&P가 등급전망을 낮춘 캐나다 금융회사는 로열뱅크오브캐나다와 토론토도미니언뱅크ㆍ뱅크오브노바스코샤ㆍ내셔널뱅크오브캐나다 등 주요 4개 은행과 센트럴원크레디트유니언ㆍ홈캐피털그룹ㆍ로렌시안뱅크오브캐나다 등 총 7곳이다. 특히 1억7,0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한 캐나다 최대 은행인 로열뱅크오브캐나다 등 굵직굵직한 은행들이 목록에 포함돼 향후 등급강등까지 이뤄질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S&P는 "전세계 경제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 주택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가 캐나다 은행을 압박하고 나아가 캐나다 경제를 취약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캐나다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당국이 경기를 살리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낮추고 올해 3월에는 역대최저 수준인 4.047%로 하향하자 현재 부동산 가격은 2009년 초에 비해 34%나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부동산 가격도 치솟자 개인들이 진 빚도 계속 늘고 있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캐나다 국민 1인당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150%를 육박해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유로존(100%)에 크게 앞서 있다. 올해 1ㆍ4분기 부채 비율도 152%를 기록하며 사상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한 상태다.
문제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장기화되며 부동산 가격이 일시에 하락할 경우 캐나다 경제가 현재 구제금융을 받고 있는 포르투갈과 아일랜드처럼 한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2000년대 포르투갈과 아일랜드 국민도 초저금리에 현혹돼 무리해서 부동산을 샀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치자 줄줄이 파산, 국가 전체가 구제금융을 받는 현재의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세계경제 규모 10위인 캐나다가 무너질 경우 글로벌 경제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에 캐나다 중앙은행장인 마크 카니도 최근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급등이 캐나다 경제 안정성에 최대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현행 30년인 정부 보증 모기지 상환기간을 25년으로 늦추는 등 조치를 내놓고 있으나 우려를 지우기에는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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