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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9월 22일] 부(富)와 자유

"자유요! 근데 아저씨는 잘 모르실 거예요." 록(Rock) 음악을 좋아하는 젊은이에게 왜 좋아하냐고 물은 뒤 얻은 답이다. 스코틀랜드 독립 전쟁을 그린 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멜 깁슨이 단두대에서 마지막 외친 말은 '자유'였다. 음악을 하는 젊은이가 외친 자유는 구속으로부터의 자유, 영화에서 외친 자유는 억압으로부터의 자유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 갈구하는 자유는 경제적 곤란에서의 해방이 아닌가 싶다. 중세를 다룬 어느 영화에서 한 목사는 가족들을 경제적 고난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땅 많은 부자에게 딸을 시집보내며 "사랑하는 딸아, 이것이 신의 뜻은 아니겠지만 신도 우리를 용서하실 것"이라며 등을 떠민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곤란으로부터의 해방과 동시에 경제적 자유를 얻고 싶어한다. 그리고 "나는 돈의 노예가 되고 싶지 않아요"하고 외친다. 그러나 이제는 그 자유를 줄 수 있는 '소유' 그 자체가 또 다른 구속을 만들기 시작했다. 근대사회는 인간을 경제적 질곡에서 해방시켰다. 물론 불평등과 분배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아주 미미한 것으로 치부할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자유롭게 경제적 이익 추구를 통해 존재의 의미와 일상의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부(富)와 자유로움은 현대 사회에 와서 더 많은 이윤 추구와 그로부터 요구되는 생활 속도의 변화, 그리고 기술과 통신의 발달에 따른 경쟁력 소멸 속도의 가속화 등으로 사람들을 잠시 쉴 틈도 없이 또 다른 구속으로 내몰고 있다. '소유냐, 존재냐'하는 질문을 던진 서양 철학자의 물음. 소유 존재 양식을 멀리해야 한다는 그 철학이 절실히 다가오지만 과연 그렇게 살 수 있을까. 최첨단 산업을 생각의 속도로 이끌고 왔지만 은퇴 이후 느린 삶의 미학을 즐기는 미국 기업의 회장은 현실적인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또 다른 소유의 존재 모습처럼 느껴진다. 인간의 사유 능력이 유일한 존재의 무기로 시작한 이래 이 사유는 투쟁과 평화 사이를 끊임없이 오갔다. 소유와 존재 사이의 중간쯤에 해결책이 있지 않을까. 저마다 아름다운 색깔 중에서 모두를 아우르는 중간색은 없는 것인가. 영화ㆍ음악ㆍ미술 등 예술이 갈구하는 인간 정신의 자유는 그런 갈등 사이 어디쯤에서 모두를 아끼고 배려하며 소유가 그 선 날을 접고 버림으로써 얻는 그런 아름다움이 아닐까 한다. 있어야 좋은 것이 없을 때 더 좋다는 것을 언제쯤 알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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