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이날 168개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ㆍ공기업에 대해 감사조직과 독립성 등 2012년 자체감사기구 감사활동을 평가해 발표했다. 문제는 우수ㆍ양호ㆍ보통ㆍ미흡 등으로 구분해 심사순위를 발표했는데, 꼴찌기관 기관의 실명이 빠졌다는 점이다.
실명을 감추는 속내는 감사원 위상 실추에 대한 고려는 물론 이들 기관에 대한 군기잡기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가 결과를 놓고 해당 기관이 반발하며 갈등양상을 보이면 감사원이 체면을 구길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실명이 언론에 흘려져 해당기관이 당혹스럽게 될 경우가 있는데 이번 꼴찌기관에게는 실명을 공개 않았다는 생색을 내며 군기를 잡겠다는 속내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지난해는 감사원이 꼴찌기관 실명을 언론을 흘려 해당기관들이 곤혹스러워 해서 그런지 올해는 꼴찌기관들이 감사원에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여러 통로로 부탁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통상 감사원은 감사(평가)기관의 잘잘못을 적발해 결과를 내놓는다. 감사원이 감사(평가)결과를 여과 없이 공개해 이를 국민 여론이 가감 없이 평가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번에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감사원의 입맛에 따라 자의적으로 결과공개 범위를 판단했다는 비판이 들끓는 이유다.
이에 대해 이철진 공공감사운영단장은 “내부 방침이 공개하지 않기로 확정해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감사원은 비공개 방침을 사무총장에게 결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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