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인 기독교민주당(CDU)이 독일 최대주에서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크게 패했다.
독일 공영 ARD방송이 13일(현지시간) 독일 최대의 선거구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지방선거 투표 마감 직후 공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립정부를 운영해온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이 각각 39%와 12%를 득표해 완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른바 `적-녹 연정'이 과반수 득표에 성공해 소수당을 포함시키지 않고도 자력으로 연정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반면 메르켈 총리의 기민당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34.6% 득표율에서 크게 하락한 26%에 그쳐, 기민당 역사상 최저 득표율을 기록했다.
기민당과 연방 정부를 운영하는 파트너인 친(親) 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FDF)은 8.5%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1,320만명의 유권자를 보유하고 있는 독일 최대의 선거구다. 특히 이 주의 지방선거 결과는 독일 전체의 표심을 미리 보여준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미니 총선'으로도 불린다.
실제로 지난 1966년 사민당과 자민당이 이 주에서 연정을 구성한뒤 3년후 총선에서 승리, 연방 정부를 수립했고, 1995년 사회당-녹색당 연정이 이 주 선거에서 이긴뒤 3년뒤 연방 정부를 차지했다.
또 2005년 사회당-녹색당 연정인 `적-녹' 정부가 이 주에서 패배한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자리를 내주고 물러났다.
당초 이번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지방선거는 기민당의 패배가 예상됐으나 득표율이 30%에도 못미친 것은 예상 밖이다.
이에 따라 내년 9월 총선에서 3선을 노리는 메르켈 총리 개인의 정치 행보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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