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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그리워" 전선에서 온 편지

국가기록원, 6일 현충일 맞아 베트남전 참전용사 편지 공개 아내 대한 애틋한 내용 담겨


"사랑하는 아내에게. 언제나 한결같은 당신의 아름다운 마음씨에 그리움이 북받치는 밤입니다. 전투부대는 이 시간에도 베트콩을 찾으려고 산속을 헤매고 밤새도록 비행기가 왔다 갔다 하며 조명탄, 포탄, 총성이 울린다오."

국가기록원이 현충일을 맞아 지난 1970년대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맹호부대 소속 정영환(72세, 강원도 홍천군) 대위가 아내에게 보낸 편지를 5일 공개했다. 이 편지는 아내에 대한 애틋한 사랑과 베트남 전선에서의 긴박했던 순간을 담고 있다.

그는 수당을 송금하며 "전세 3만5,000원 등(이달에 사용할 돈이) 전부 십일만원 정도 되는군요… 나는 이번 달에 여기서 1만530원 정도 썼어요… 다음부터는 좀 더 보내려 한다오"라고 적어 전선에서도 가정사를 챙기는 자상한 남편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편지 끝 부분에는 추신 형태로 "아기가 배에 없는지 궁금. 있었으면 바라는 마음. 당신의 남편 영아가"로 끝을 맺고 있어 베트남 전선으로 떠나오기 직전 아내의 임신 여부를 묻는 예비 아빠의 설렘도 엿볼 수 있다.

정 대위가 보낸 편지지는 베트남 지도가 새겨져 있으며 하단에는 '이기고 돌아오라 파월장병지원위원회(원호처)'가 쓰여 있다.



국가기록원은 '유학성'이라는 이름의 군인이 6·25전쟁 당시 장인ㆍ장모에게 보낸 편지도 함께 공개했다. 이 편지에는 빙부ㆍ빙모를 방언인 병부ㆍ병모로 표현한 것이 눈에 띈다.

유학성은 눈이 내리는 동지(冬至)에 전선에서 장인ㆍ장모를 비롯한 처가 식구의 안부를 물으며 "병모님의 염려 덕택으로 잘 지내고 있으며 맡은 바 군 복무에 노력하고 있으니 저에 대해서는 조금도 염려하지 마시라"고 당부했다.

유학성씨는 10여년 전 고인이 됐으며 편지는 그의 처남인 국가기록원 민간기록조사위원인 강정식씨가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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