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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마련 실수요자는 추석이후 연말까지 급매물 노려야

[8·29 부동산대책 이후 투자전략]<br>내년3월까지만 DTI규제 완화 연초이후엔 수요자 몰릴수도<br>소득·신용등 은행 심사 여전 실제 대출가능금액부터 확인을<br>입주물량 내년부터 감소세로 매도 시기는 최대한 늦춰야

정부의 '8·29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적당한 언제 집을 사고 팔아야 할지에 대한 매수·매도자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뉴타운 인근 한 중개업소 유리에 붙은 매물 안내문을 시민들이 관심 있게 살펴보고 있다.



경기 고양시 식사지구의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있는 직장인 이모씨(35)는 서울 공릉동에 보유하고 있던 기존 아파트를 시세보다 저렴하게 중개업소에 내놓았었지만 최근 이를 거둬들였다.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아 당분간 시세 추이를 지켜보는 게 낫다고 판단해서다. 그는 "잔금 납부를 위해 어차피 팔아야 하는 집이지만 이번 대책의 영향으로 1,000만~2,000만원이라도 더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의 '8.29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지 1주일이 지나고 각 은행의 대출업무도 본격화 되면서 부동산 매도ㆍ매수자들 역시 발 빠른 대처에 나서고 있다. 이번 부동산대책은 한마디로 '집값의 추가 하락은 막고(양도세 중과 면제기간 연장) 수요자들의 자금난에 숨통을 터(대출규제 완화) 매매를 활성화 시키는 것' 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일단 가격 추가 하락 방지는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DTI의 직접적 수혜를 받지 않는 강남권에서 일부 재건축 급매물이 회수되고 있는 것도 시간적 여유를 번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인 영향이 크다는 것이 현지 부동산업계의 전언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정책 기대감에 따른 '반짝 상승' 효과인지 실제 거래 활성화로 이어질 지 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8ㆍ29 부동산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 투자 전략을 짚어봤다. ◇실수요자는 대출 가능금액부터 확인하라= 정부가 내놓은 대책을 보면 집이 없거나 1주택만을 보유한 수요자들은 원칙적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한도까지 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예컨대 연봉이 3,000만원인 사람이 서울 강남3구를 제외한 비투기 지역에서 5억원짜리 아파트를 매입할 경우 전에는 1억7,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집값의 50%인 최대 2억5,000만원까지 융자받을 수 있다는 식이다. 하지만 시중 은행 관계자들은 이런 식으로 최대 한도까지 돈을 빌릴 수 있는 사람은 매우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일부터 DTI 폐지가 적용된 신규 대출이 시작되기는 했지만 돈을 빌릴 때는 여전히 소득과 신용등급 등을 따져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하는 탓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DTI 규제가 없어졌다고 주택담보대출액이 무작정 늘어난다고 판단해서는 곤란하다"며 "각 시중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을 급격히 늘릴 여력은 없는 상황이어서 대출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투자 목적의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여전히 DTI규제가 적용되고 있다"며 "실수요자들이 매입에 나선다고 해도 집값이 크게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추석 이후 급매물에 관심 가져볼만 =그러면 언제 집을 사고 팔아야 할까. 우선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라면 올 추석 이후부터 연말까지 급매물 위주로 매수에 나설 만 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대출규제 완화가 종료되는 내년 3월이 가까워지면 관망세를 보이던 수요자들이 일거에 시장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구나 1~3월은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통적으로 전세ㆍ매매가가 강세를 보이는 기간이기도 하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시세 차익을 노리고 대출 비중을 높여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겠지만 적정 규모의 대출을 이용해 지금부터 싼 매물을 찾아 발품을 팔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올해 정점을 찍었던 입주물량이 내년부터는 감소세로 돌아선다는 점 역시 음미해 볼만한 대목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7만1,049가구에 달했던 수도권 입주물량은 내년 10만7,640가구로 7만가구 가까이 줄어든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공급된 '밀어내기' 물량의 입주가 마무리되고 있는데다 건설사들의 공급위축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특히 경기권은 올해 11만5,634가구였던 집들이 물량이 4만5,919가구로 절반 이상 줄어든다. 판교ㆍ용인ㆍ고양 식사지구 등에 몰린 입주 홍수의 영향으로 집값이 크게 떨어졌던 분당 및 일산 지역의 집값이 오름세로 전환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이 같은 조건을 뒤집어 해석해 보면 매도 대기자의 경우 매도 시기를 늦추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대출 원리금 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집주인들이다. 정부가 1~2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이후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으면 오히려 보유 연장이 손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신규 분양은 '글쎄…'= 조금씩 활기를 띄고 있는 기존 아파트 시장과 달리 신규분양 시장은 당분간 회복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으로 보여 신중한 투자에 나서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책 직후 D사가 서울 용산에서 공급한 주상복합아파트는 시세보다 비교적 저렴한 분양가에 입지도 괜찮았지만 1순위 청약에서 547가구 공급에 154명만 신청해 미달 사태를 빚었다. 특히 신혼부부 등에게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됐던 전용 59㎡ 이하 소형 107가구에도 78명만이 접수하는데 그쳐 분양 시장 활성화까지는 갈 길이 먼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G공인 관계자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지연되며 실망감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DTI 완화로 신규 분양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매없는 아파트에 관심 가져볼만 = 반면 전매제한이 없어 단기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는 아파트에는 시장 반등을 기대한 청약 수요자가 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용산주상복합의 경우 1~3년의 전매제한이 있어 투자 수요가 붙지 않았지만 이를 피한 아파트는 사정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올 하반기 전매제한이 없는 주요 분양 아파트로는 아현뉴타운4구역과 왕십리뉴타운2구역 등이 꼽힌다. 김신조 내외주건 대표는 "최근 전세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실거주와 투자 목적을 겸할 수 있는 전용 85㎡ 이하 새 아파트가 당분간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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