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8~9월 중 음료ㆍ섬유ㆍ종이 등 3개 제조업종의 대기업 33곳을 대상으로 근로시간을 감독한 결과 전체의 87.9%에 해당하는 29곳이 연장근로한도를 어기고 근로자들에게 주당 12시간을 초과해 일을 시켰다.
33개 업체의 주당 평균근로시간은 주당 48.5시간으로 최대 63.6시간을 일하는 사업장도 있었다. 휴일근로시간은 주 평균 3.6시간으로 휴일에 아예 일하지 않는 사업장부터 주 평균 14시간씩 일해 거의 쉬지 않는 사업장까지 기업별로 편차가 컸다.
감독 대상 업체의 교대제를 분석한 결과 주야2교대 사업장(5곳)의 주당 평균근로시간이 56.2시간으로 가장 많았고 4조3교대(8곳)와 4조2교대(2곳)는 각각 43.5시간, 40.6시간으로 근로시간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교대제 운영 사업장 가운데 56%가 주야2교대로 운영돼 장시간근로 관행이 계속되고 있다"며 "3~4개조로 교대제를 개편해야 장시간근로를 없앨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감독 대상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32곳은 모두 57건의 노동관계법을 위반하다 적발됐다. 연장ㆍ휴일근로수당 미지급액은 600만원, 퇴직금 미지급액은 1,900만원이었다.
적발 업체들은 신규고용 등 근로환경 개선계획을 만들어 고용부에 제출했으며 3개월 안에 이행해야 한다. 10곳은 모두 58명을 신규채용하고 6곳은 교대제를 바꿀 예정이다. 또 업체들은 설비를 증설하거나 근태관리시스템을 개편하고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장시간근로를 없애기로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업체들이 계획대로 개선작업을 진행하는지 살펴보고 여전히 법 위반을 계속한다면 사법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2011년부터 장시간근로 비율이 높은 제조 분야 대기업을 중심으로 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124개 업체를 적발해 시정을 지시했다. 그 결과 53개 업체가 1,800여명을 신규채용하는 등 근로여건이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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