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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질병등으로 얼룩진 곳에 평화·희망의 햇살이 가득하길"

세계 각국 성탄절 참의미 되새겨

성탄절을 맞아 세계 각국에서는 각종 축제 행사를 열고 성탄의 참의미를 되새겼다. 반면 예수의 탄생지인 베들레헴과 중동 지역은 테러와 분쟁으로 우울한 성탄을 맞았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5일 바티칸의 성베드로 바실리카 성당에서 성탄 자정미사를 갖고 “예수가 성탄절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느라 바쁜다”며 성탄절의 세속화를 비판하고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과 질병, 고난 속에 성탄절을 보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할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특히 “세계의 많은 어린이들이 전쟁과 노동에 동원되고 있다”며 “어린이들의 존엄성을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국 성공회 수장인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도 이날 성탄 메시지를 통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평화 협상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고 있다”면서 세계 각국 사람들에게 중동사태에 등을 돌리지 말 것을 촉구했다. 예수의 탄생지인 베들레헴은 예년보다 관광객이 줄어들어 썰렁한 모습이었다. 빅토르 바타르세 베들레헴 시장은 “매우 슬픈 크리스마스”라며 “사람들이 심지어 아이들을 먹일 수도 없는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관광이 도시의 주요 수입원이지만 정치적인 상황 때문에 순례자와 관광객 수가 감소했다”면서 “지난해 2만명이던 방문객이 올해는 1만명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3,000여명의 기독교도들이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하마스와 파타간 폭력사태에 대한 우려로 성탄 전야행사가 취소됐다. 마누엘 무살렘 신부는 “아이들은 올해 산타클로스가 너무 위험해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마음 아파했다. 이슬람 국가인 아프가니스탄에서도 거리에 크리스마스트리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꽃가게 주인 에이디 모하마드는 “탈레반 붕괴후 외국인들의 트리 주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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