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사태후 16년간 가택연금…당국 정국혼란 우려
| 지난 84년12월 당시 중국 총리였던 자오쯔양(오른쪽)이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와 베이징에서 홍콩 반환협정에 서명한 뒤 협정서를 교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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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7년11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 13차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자오쯔양 당시 공산당 총서기가 외국기자들에게 잔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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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8년3월 열린 인민의회에서 당시 공산당 총서기였던 자오쯔양(두번째 줄 왼쪽)이 덩샤오핑(〃오른 쪽) 당시 국가최고지도자 옆에서 거수 투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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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8년6월 연금상태였던 자오쯔양이 베이징에 있는 자택의 정원을 산책하고 있다. /사진=APㆍAFPㆍ로인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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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쯔양(趙紫陽) 전 중국 당총서기가 17일 중국 베이징시내의 한 병원에서 지병인 호흡기와 혈관질환으로 숨졌다. 향년 85세.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자오 전 총서기는 지난달 갑자기 병세가 악화돼 병원에 입원한 후 지난 7일부터 계속 혼수상태를 보이다가 이날 오전 7시 1분(현지시각) 사망했다고 전했다. 자오 전 총서기의 아들인 량 팡도 “가족들이 모여 장례절차를 논의하고 있다”며 자오의 사망사실을 확인해 줬다.
중국 개혁과 개방의 실질적인 설계사로 불리는 자오 전 총서기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사태 후 지금까지 자신의 집에 연금돼 있었다. 자오 전 총서기는 1970년대 말부터 덩샤오핑(鄧小平), 후야오방(胡耀邦)과 함께 중국 경제개혁과 개방노선을 추진해온 3대 지도자로 불렸다. 자오 전 총리는 특히 “경제개혁 만큼 정치개혁도 중요하다”는 견해를 계속 피력해 중국 최고 지도부와 마찰을 빚었다.
허난(河南)성 화셴(滑縣)에서 태어나 중학 중퇴의 학력으로 최고 권좌인 당 총서기에 올랐던 자오 전 총서기는 축출된 후 복권설, 연금설, 연금해제설 등으로 끊임없이 화제를 뿌리며 서방언론의 관심을 끌어왔다. 그는 톈안먼 광장 민주화 시위 때 무력진압을 주장하던 최고 실권자 덩샤오핑(鄧小平) 등 강경파에 맞서 시위의 주역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다 “당을 분열시켰다”는 이유로 권좌에서 축출됐다.
자오 전 총서기의 사망은 톈안먼 사태에 대한 역사적인 재평가가 이루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여전히 톈안먼 사태와 관련해 “당의 무력진압은 적절했으며 중국의 발전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자 이 같은 강경한 입장이 완화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는 최근 자오의 위독설이 알려지자 “15년의 세월, 두이부치(對不起ㆍ죄송하다), 두이부치”를 거듭했다고 인터넷 신문 둬웨이왕(多維網)이 전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후야오방 전 총서기 사망이 톈안먼사태를 촉발했듯이 자오쯔양 사망이 또 다시 정국혼란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자오쯔양 사망이 정치사회 불안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중국 당국이 극도로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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