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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향기] <39> 한양도성


태조 이성계는 경복궁이 완공된 다음해인 1396년 한양도성(都城)을 쌓았다. 경복궁 뒤의 북악산과 동쪽의 낙산, 남쪽의 남산, 서쪽의 인왕산을 잇는 1만8,627m의 성곽이 그것이다. 성곽을 세운 것은 외적을 막기 위해서지만 조선의 방어체제는 시대에 따라 달랐다. 임진왜란·병자호란이라는 양란 이전까지는 전쟁이 일어날 경우 도성은 포기하고 산성으로 대피하는 방식이었다. 당시의 한양도성 성곽은 단순히 내부와 외부를 가르는 경계에 불과했다. 때문에 왜란 때는 의주까지, 호란 때는 남한산성으로 피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조선후기 상공업이 발달하고 도시의 규모가 커지면서 기존의 '수도포기전략'을 바꾸게 된다. 18세기 숙종에서 영·정조에 이르는 시기 동안 대대적인 성곽개축 작업을 진행하면서 도성 자체를 지키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그리고 서울을 둘러싼 동서남북 네 곳의 거점을 강화한다. 북한산성과 남한산성, 강화성과 수원화성이다. 한양도성은 일제 시대를 거치면서 훼손되는 수난을 당한다. 현재 그나마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구간은 전체의 69%인 1만2,771m다. 사진은 남산 동편 산기슭에 있는 성곽이다. /글·사진=최수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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