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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동북아 물류중심 나서야

진형인<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원장ㆍ한국 로지스틱스학회 회장>

현재 세계는 글로벌 경영 시대이다. 세계시장은 단일화되고 있고 고객은 국제화되고 있으며 정보통신ㆍ교통의 발전은 지구촌 인류의 삶을 하나로 묶고 있다. 기업의 글로벌 경영은 물류의 중요성을 크게 높이고 있고 글로벌 물류의 효율적 관리는 글로벌 기업 경쟁력 제고의 관건이 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은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완제품ㆍ부품 등 생산공장과 판매 센터 등을 연결하는 물류망을 효과적으로 운영함으로써 글로벌 시대에 다양하고 급변하는 소비자 기호에 부응하며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물류관리는 글로벌 기업에 핵심제품 개발과 더불어 성공적인 기업 경영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바야흐로 글로벌 물류 시대가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글로벌 물류 시대에 걸맞게 우리나라는 동북아 물류중심국가 정책을 추진하며 세계적인 경제권역으로 발돋움하려는 동북아의 물류중심지가 되려 하고 있다. 이 정책의 핵심적인 것으로는 항만ㆍ공항 등 물류거점의 집중 육성, 이를 중심으로 효과적 해운ㆍ항공 운송망의 형성과 배후부지 활성화, 그리고 인근지역의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한 종합적인 물류 서비스 제공과 글로벌 경제활동의 거점화 등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대형 종합물류기업을 육성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물류기업을 보유하고자 하고 있다. 대형 종합물류전문기업 육성정책은 시의 적절하다. 현재 글로벌 물류관리의 복잡성ㆍ전문성으로 물류의 외주, 즉 물류전문기업의 활용 수요가 크게 증대되고 있고, 더욱이 우리나라는 칠레ㆍ싱가포르간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에 이어 일본 및 아세안 국가들과 FTA를 계속 추진할 예정이어서 국경을 초월하는 글로벌 물류시장에서 우리의 대형 물류전문기업의 활약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동북아 물류시장 환경은 우리의 동북아 물류중심화 정책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전략을 요구한다. 예를 들면 이제까지의 물류거점 전략은 거점공항만을 중심으로 많은 화물이 모여서 흩어지도록 하는 허브(Hub)화 전략이다. 그러나 중국경제의 급속한 성장, 다수의 대형 지역경제의 출현, 선박과 선사의 대형화와 글로벌 서비스의 출현 등은 이와 같은 허브 운송형태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따라서 화물을 우리의 거점에 불러 모으는 허브 전략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우리는 보다 적극적으로 중국과 일본 물류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을 수립, 구사해야 한다. 이러한 전략의 주요 내용으로는 첫째, 현재 추진 중인 것과 같은 대규모 물류전문기업의 육성이다. 둘째, 물류정보산업의 육성이다. 글로벌 물류에서 정보시스템의 활용은 핵심 부분이다. 더욱 물류 전문 서비스가 정보시스템 서비스와 컨설팅을 겸비함으로써 경쟁력을 가진다는 점을 명심해 정보기술(IT) 강국의 강점을 살린 고도의 물류정보 서비스 제공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각종 정보 프로그램은 물류 업무의 계획 수립과 집행은 물론, 생산과 판매를 연결하는 기업 경영의 전분야에서 최적의 해결을 제공하는 기술이 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정보시스템 개발과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기업 규모가 비교적 작아 이들의 활용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의 물류 정보시스템 활용시 자금지원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류정보 활용과 관련 인력의 공급을 위한 교육훈련 지원도 필수다. 셋째, 물류시스템의 발전이 물류기술 발전에 크게 힘입는다는 점에 유의한 물류기술 개발과 수출증대 전략이다. 물류 관련 기술은 선박ㆍ항공기ㆍ철도차량 등 주요 운송기기를 비롯해 부유 터미널 등 첨단 터미널 건설기술, 각종 첨단 하역장비, 그리고 보관ㆍ포장 관련 기술 및 항로준설 등 방대한 분야에 걸쳐있다. 우리는 조선 등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분야도 있지만 각 분야에서 첨단기술 개발로 동북아의 물류시스템 발전을 주도해야 한다. 넷째, 동북아 물류시장은 크게 확대되고 있고 성장하고 있으며 고도의 물류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 데 반해 각국 정부의 이에 대한 인식과 제도적 지원은 극히 부족하다. 각국이 동북아 물류시장의 통합화와 물류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효과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이를 위해 주도적으로 노력함으로써 지정학적인 위치를 살린 동북아 물류중심국가로서의 역할을 다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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