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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이후 서울 강남권에서 알짜 재건축 단지의 시공사 선정이 잇따른다. 주택경기 침체의 골이 여전히 깊지만 강남 재건축 단지의 경우 희소가치 때문에 분양성이 좋아 건설사 간 수주경쟁이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연내 시공사 선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서초구 방배5구역과 무지개아파트, 과천시 주공7-2단지다.
이 중 건설사들이 가장 군침을 흘리는 곳은 방배5구역이다. 부지면적만 17만6,496㎡에 달하는데다 32층짜리 아파트 44개 동 2,557가구(소형임대주택 170가구 포함)이 들어서는 매머드급 단지다. 지하철 7호선 이수역과 내방역 사이에 위치해 입지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방배5구역의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현대건설과 삼성물산ㆍ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 10여곳이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만 지난 10일 열린 조합원 임시총회에서 단독주택 재건축으로는 이례적으로 사업방식을 도급제가 아닌 지분제로 정한 것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분양 리스크가 큰 지분제보다 도급제를 희망했던 메이저 건설사들은 입찰참여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확정지분제로 사업이 추진되면 수주를 포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브랜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일부 업체는 확정지분제라도 분양성이 있다고 보고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준강남권'으로 불리는 과천시의 주공7-2단지는 도급제로 사업방식을 정하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진 상태다. 19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ㆍ삼성물산ㆍ대우건설ㆍGS건설ㆍ현대산업개발ㆍ롯데건설ㆍ호반건설 등 7개사가 참여했다. 조봉희 조합장은 "지분제를 고집해 유찰 사태를 빚기보다는 도급제를 통해 대형 건설사의 관심을 끄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공사비와 이주비ㆍ마감재 등의 조건을 보고 조합원들이 결정하겠지만 비슷한 조건이라면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업체가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조합 측은 다음달 26일 입찰을 마감해 이르면 10월 중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무지개아파트도 관심 단지 중 하나다. 인근 서초우성1ㆍ2ㆍ3차 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모두 수주한 삼성물산이 '래미안 브랜드 타운'을 조성하기 위해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물산이 다소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는 평가지만 우성3차 재건축 수주에서 3표차로 떨어진 GS건설을 비롯한 경쟁사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않은 상태여서 시공사 선정이 내년 상반기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밖에 삼성동 상아3차와 서초동 삼호가든3차 등도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단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시장 침체로 올 상반기에 서울 지역에서 시공사 선정에 성공한 재건축 단지는 5곳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고덕주공2단지와 전농11구역이 시공사를 찾은 데 이어 강남권을 중심으로 알짜 물량이 대기 중이어서 시장에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며 "서울뿐 아니라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 우방타운과 같은 노른자위 재건축 사업도 관심 지역"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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