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30도가 넘는 요즘 같은 찜통더위와 열대야 속에서도 절대로 땀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전남 화순군 화순읍에 사는 이춘규(33)씨. 현대자동차 영업사원인 이씨는 더위는 말할 것도 없고 축구와 달리기 등 운동과 등산을 할 때도 단 한방울의 땀도 흘리지 않는다. 이씨가 땀을 흘리지 않은 것은 세살 때부터. 당시 쥐약을 잘못 먹었던 이씨는 그 후로 땀을 전혀 흘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 결과 이씨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무좀 등 땀으로 인한 질환을 앓지 않았다. 이씨의 회사 동료는 "이씨는 무더위에 따뜻한 음식을 먹어도 땀을 전혀 흘리지 않는다"며 "참으로 신기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은 이씨를 부러워할지 모르겠지만 이씨 자신은 무더운 여름을 보내기가 매우 힘들다고 한다. 이씨의 경우 땀을 흘리지 않아 열이 체내에서 발산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씨는 "체내에 열이 식어야 밖에 돌아다니는데 요즘에는 집 또는 사무실에서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며 "에어컨 없인 못 산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씨의 이 같은 증상은 의학적으로 전신무한증으로 불린다. 희귀질환인 전신무한증은 유전적으로는 나타나지 않는 증상으로 이씨가 세살 때 먹은 쥐약 때문인 것으로 의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윤숙정 화순전남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30년 전 이씨가 먹은 쥐약에는 자율신경을 손상시켜 땀을 흘리지 않게 하는 성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 교수는 "전신무한증은 평소에는 물론이고 더울 때나 운동, 정서적 긴장 후에도 전혀 땀이 나지 않기 때문에 땀분비의 중요한 기능인 체온조절이 되지 않아 체온이 올라가고 심하면 쓰러지기까지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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